낙동강 하구에서 겨우 만난 솔개 2마리...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
[글쓴이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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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구 위를 비행하는 솔개(붉은 원) |
| ⓒ 이경호 |
머지않아 이 솔개도, 매년 이곳을 찾는 4000여 마리의 큰고니도 영영 자취를 감출지 모른다.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였던 이곳을 가로지르는 대저대교 건설과 바다를 메우는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망대에서는 멀리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와 을숙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최근 현장에서 대저대교 건설 반대를 외치며 단식투쟁을 벌였던 박중록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하 박 위원장)과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의 김현욱 활동가(이하 김 활동가)를 만나, 거대 토목 동맹에 가려진 자연의 위기를 들어봤다.
정부와 지자체는 김해공항의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공항을 만든다는 명분으로 15조 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지난 3월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설계에 착수한 데 이어, 최근 부산시는 5월 28일 '항공물류 거점 구축 실행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18개월 간의 밑그림 그리기에 돌입했다. 부산신항과 연계한 해상-항공 복합물류 거점을 만들겠다는 장밋빛 시나리오다.
여기에 생태적 위험은 완전히 가려져 있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가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 부지의 조류 충돌(Bird Strike) 위험도는 무안공항의 최대 246배에 달한다. 신공항 예정지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의 대규모 이동경로이며, 최근 떼까마귀 등의 이동도 추가로 확인됐다. 과거 환경운동연합 가덕생명조사단의 조사(2021년 9월~2022년 3월)에서도 불과 42시간 동안 약 6400마리의 철새가 활주로 예정지를 통과하는 것이 관찰됐다.
김 활동가는 "국토교통부의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수많은 부실과 거짓이 드러났음에도 여야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동조하며 멈추지 않는 맹목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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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 다리현황과 신규건설 예정 교각 모습 |
| ⓒ 습지와새들의친구들 |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단식 4일 만인 5월 21일 오후 6시, 시민사회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약속했다. 낙동강청은 엄궁대교 임시 물양장 공사를 중단시켰고, 삼락생태공원 대저대교 교각 공사 일부도 멈춰 세웠다. 아울러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와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 검토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하면서 박 위원장은 단식을 중단했다. 그러나 부산시가 일부 구간 공사를 여전히 밀어붙이고 있어 시민행동은 텐트 농성을 유지하며 전 구간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대저대교 건설 예정 부지를 포함한 낙동강 수계에는 이미 27개의 크고 작은 교량이 놓여 있으며, 부산시의 장기 계획대로라면 향후 16개의 다리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미 다리가 차고 넘치는데도, 대저대교, 엄궁대교, 장낙대교를 더 짓기 위해 1조 원의 혈세를 쓰고 동양 최대 철새도래지를 파괴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중복·과잉 투자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낙동강 하구는 이미 하굿둑이 막히며 500여 마리 고니가 사라졌고, 명지갯벌이 개발되면서 쇠제비갈매기마저 처참하게 쫓겨났다. 이번 대저대교 노선 역시 대모잠자리 서식지와 큰고니의 핵심 도래지를 정조준하고 있다.
아미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 하구는 모래톱과 물길이 어우러진 경이로운 절경 그 자체였다. 이곳 낙동강 하구 문화재보호구역의 면적은 약 86.8㎢로, 생태관광의 메카로 불리는 순천만 갯벌 성향 보호구역 면적(약 28㎢)의 3배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 보존 구역이다.
박중록 위원장은 "이토록 거대하고 소중한 보호지역의 목을 죄며 가짜 수요로 점철된 공항을 짓고, 굳이 필요 없는 다리를 놓겠다는 발상은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일이다. 생명을 지우고 세워진 공항과 도로는 과연 누구를 위한 풍요인가"라며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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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미산에서 바라본 낙동강 하구. 저 멀리 가덕도의 모습이 보인다. |
| ⓒ 이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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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덕도 백지화를 함께 외치는 모습 |
| ⓒ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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