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or보기] 국내 유일 LPGA 대회 BMW레이디스 챔피언십…KLPGA 선수 출전 원천봉쇄 왜?

정대균 2026. 6. 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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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LPGA투어 2025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세영.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 조직위원

국내에서 개최되는 유일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올해 대회에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소속 상위권 선수들의 출전은 없을 듯하다.

오는 10월 22일부터 나흘간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골프링크스에서 열리는 올해 대회에 KLPGA투어 소속 선수들이 단 한 명도 출전하지 못한다는 소식이다.

안방에서 열리는 골프 축제에 정작 안방마님 격인 국내 최고 스타들이 배제되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LPGA투어와 KLPGA투어 최정상 선수들이 펼치는 샷 대결을 기대했던 국내 골프팬들로서는 그야말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처지를 면할 수 없게 됐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KLPGA 투어의 공식 인정 대회(로컬 파트너 투어)로 참여해 KLPGA 소속 선수들이 정식으로 출전했던 해는 2019년과 2021년이다(2020년 대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열리지 않음).

당시 대회에 KLPGA투어 상금 순위 상위권 선수 30명이 참가 자격을 얻어 출전했다. 대회 성적은 KLPGA투어 공식 상금 및 대상 포인트 등에 반영됐다.

하지만 2022년 이후 LPGA투어와 KLPGA 간의 출전권(쿼터) 및 공동 주관 관련 조건 조율에 이견이 생기면서 KLPGA투어 소속 선수들의 출전이 불허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취임한 김상열 KLPGA 회장은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KLPGA와 공동 주관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실제로 최근까지 그 실현을 위한 물밑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결론은 없었던 일이 됐다. 이는 명백히 한국 골프 시장과 팬들을 향한 LPGA의 오만과 독선이 불러온 참사다. 따라서 그 책임은 전적으로 LPGA투어에 있다.

스폰서인 BMW코리아의 처신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스폰서는 갑, LPGA는 을이다. 그럼에도 BMW코리아는 이 과정에 전혀 개입을 하지 않은 듯하다. 문의를 하면 “얘기를 했다”는 도돌이표 답만 대행사를 통해 돌아온다.

협상 과정은 이렇다. KLPGA투어는 다른 아시아 지역의 ‘아시안 스윙’ 대회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30명의 출전권을 요청했다. KLPGA투어 규정상 공식 대회 및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자, 국내 팬들에게 최고의 라인업을 선보이기 위한 합리적인 제안이었다.

그러나 LPGA투어는 이를 절반으로 뚝 자른 15명 안을 고집하며 팽팽히 맞섰고,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국내 선수 ‘전원 배제’라는 최악의 결말로 치달았다.

올해 대회가 처한 환경을 고려하면 LPGA의 이 같은 폐쇄적 태도는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같은 기간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에서는 남자 골프 대형 이벤트인 DP월드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열린다.

특히 올해 대회에는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출전이 유력시되면서 팬들과 미디어의 관심이 대거 그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커졌다. 흥행 면에서 심각한 고전이 예상되는 불리한 조건이다.

그 위기를 타개할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카드는 바로 KLPGA투어 상위권 선수들의 합류였다. 국내 필드를 주름잡는 스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LPGA의 세계적 스타들과 진검승부를 펼치는 구도야말로 갤러리를 구름처럼 몰고 오고 시청률을 견인할 흥행 보증 수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PGA는 끝내 문호를 걸어 잠갔다. 흥행과 상생이라는 대의 대신 자신들의 주도권과 자존심 싸움을 선택한 셈이다. 하물며 대회에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를 비롯한 톱 랭커들이 대거 출전하는 것도 아니다.

이 결정이 남긴 상처는 고스란히 한국 골프 팬들의 몫이 됐다. 한국은 수많은 메이저 챔피언을 배출하며 LPGA투어의 성장을 떠받쳐 온 핵심 시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팬덤을 보유한 곳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임에도 한국 선수들을 볼 수 없게 만든 이번 처사는 한국 골프 팬들의 충성도를 당연하게 여기고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LPGA투어는 ‘글로벌 투어’라는 이름에 걸맞은 포용성과 상생의 철학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역 투어와의 상생을 거부하고 독점적 지위만 내세우는 투어는 결국 팬들의 외면을 받기 마련이다.

주도권 잡기에 눈이 멀어 한국 골프 팬들의 가슴에 실망감을 안긴 LPGA투어의 이번 가을 스윙은 흥행 참패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LPGA투어는 진정한 글로벌 투어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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