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가뭄에 단비’… 기본소득이 바꾼 농어촌 풍경
식당·병원 소비 늘고 인구 3.5% 증가
정부, 기본소득 시범지역 추가 선정

충남 청양군은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상권은 인근 공주·부여시에 형성돼 있어 청양군 분위기는 침체가 심화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3월부터 달라졌다.
청양군 주민인 이진우(74)씨는 “요즘은 활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정부가 3 월부터 청양군민에게 지급하기 시작한 ‘농어촌 기본소득’ 때문이다.
1인당 매달 15만원씩 지급하는 지역화폐는 상권을 바꾸고 있다. 청양군에서 요식업을 운영 중인 임연길(49)씨는 “외식업 분야에선 확실히 살아나는 분위기다”며 “면 단위에서 지역화폐인 ‘청양사랑상품권’ 신규 가맹점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식당만 활기를 찾은 것이 아니다. 이씨는 “생필품을 주로 구매하는데, 나이 드신 분들은 병원 진료에도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줄던 인구도 반전됐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만9078명이던 청양군 인구는 지난 4월 기준 3만88명으로 3.5% 늘었다. 임씨는 “지역 경계에 계신 분들이 주소 이전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지역 사회에서 한여름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주민등록상 30일 이상 대상 지역에 거주한 이들에게 월 15만원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청양군 등 인구소멸이 우려되는 전국 10곳을 선정해 올해 3월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생활권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점이 특징이다. 다른 지역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제약을 걸어두자 지역 상권에서 소비가 일어나고 있다. 청양군 사례처럼 지역 상권이 수혜를 보는 구조다. 사용 기한을 한정해 소비를 촉진한 점도 눈에 띈다. 읍 주민의 경우 3개월 내, 면 주민은 6개월 내 소진해야 한다. 미소진 시 지급액은 자동소멸된다.
효과는 상권 활성화와 함께 인구 유입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 지역의 지난 4월 인구는 지난해 9월과 비교해 4.7% 증가했다. 10개 지역 모두 늘었으며 전남 신안군의 경우 8.3% 늘었다.
농식품부는 긍정적 효과가 확인된 점을 기화 삼아 대상지를 더 늘릴 계획이다. 지난달까지 공모를 진행한 결과 44개군이 공모에 참여했다. 경쟁률은 8.8대 1 수준이다. 올해 남은 6개월간 쓸 수 있는 706억원 규모의 예산 범위 내에서 추가 지역을 선정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약 19만6000명 규모를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했다”며 “이달 중 추가 지역 5곳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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