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민생 공약, 금융권 부담으로… 마진 줄고 위험 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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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끝난 뒤 금융권은 주요 광역 단체장 당선인 공약의 뒤처리 비용을 따져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공공주택을 늘리고 청년·신혼부부의 대출 원리금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밑그림이 실행 단계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장기안심주택 보증금 무이자 지원 한도를 7000만원까지 높이고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신혼부부의 대출 이자를 최장 12년간 지원한다. 신혼부부에게 연 1% 이내 초저금리 주택자금대출을 내주고 자녀 수에 따라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대신 내주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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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채 쏟아지면 채권시장 요동
저수익 고위험 자산 떠안을 가능성
전세사기 방지 대책에도 은행 동원

6·3 지방선거가 끝난 뒤 금융권은 주요 광역 단체장 당선인 공약의 뒤처리 비용을 따져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공공주택을 늘리고 청년·신혼부부의 대출 원리금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밑그림이 실행 단계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공약의 명분은 주거비 경감이지만 집행 단계에서는 누가 돈을 빌려줄지, 보증은 어디서 맡을지, 이자 차액은 어떻게 보전할지의 문제로 바뀐다. 금융 당국과 보증기관, 은행, 채권 시장에 짐을 지우는 구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의 주요 공약 중 하나는 서울의 주거금융 지원을 늘리는 것이다. 장기안심주택 보증금 무이자 지원 한도를 7000만원까지 높이고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신혼부부의 대출 이자를 최장 12년간 지원한다. 국민의힘은 주변 시세의 50% 수준으로 저렴한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신혼부부에게 연 1% 이내 초저금리 주택자금대출을 내주고 자녀 수에 따라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대신 내주겠다고도 했다. 이 자금은 서울시나 산하 공공기관이 빚을 내거나 채권을 찍어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채권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이 채권을 발행하면 지방 정부의 보증을 낀 공공채 공급이 늘어난다. 공공채가 시장에 쏟아지면 은행이나 보험사, 연기금 등 채권 시장 큰손 입장에서는 비우량 민간 회사채를 살 유인이 줄어든다. 민간 기업이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면 더 높은 금리를 줘야 한다. 주거 복지 공약의 비용이 채권 시장 전체의 조달 비용을 밀어 올리게 된다.
대출 지원 여파는 은행권에 가닿는다. 신혼부부 대출 이자나 전세 보증금 지원은 지방 정부가 이자 차액을 보전하겠다는 협약을 맺고 은행권이 돈을 댈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이 대출 심사와 실행, 사후 관리, 이차 보전 정산 업무를 맡아야 한다. 지원 대상이 많아질수록 은행권의 정책대출 취급 규모와 행정 부담이 커진다. 출산연동형대출이 실행되면 은행권의 마진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2억원을 시장 금리 수준인 연 4%가 아니라 1%로 빌려주면 연 600만원의 이자 차액이 생긴다. 이 대출을 1만 가구가 받는다면 연 600억원이다. 지방 정부가 일부만 보전하겠다고 나서면 은행권에는 마진 축소 압박으로 돌아온다.
이렇게 금융권 부담을 키우는 공약은 경기·인천·부산에도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후보 시절 제3기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공공주택을 5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은 인천형 사회주택과 시민 참여형 리츠를,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은 넓은 청년주택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 마찬가지로 지방 정부나 산하 공공기관이 재원을 조달하다 보면 이 과정에서 채권 시장이 요동친다. 사회주택이나 시민 리츠처럼 민간 자금을 끌어오는 상품이 마련되면 금융권은 ‘정책에 묶인 저수익 고관리 자산’에 발을 담가야 한다.
인천과 부산에서는 전세 사기 방지 대책도 마련된다. 이 경우 보증기관과 은행이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전세 사기를 막으려면 임대인이 보증보험에 가입했는지, 선순위 권리는 없는지 등을 보증기관과 은행이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도 문제가 생기면 보증기관과 은행 간 책임 배분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박윤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업은 규제 산업인 만큼 일정 부분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선거 이후 실행 단계에서는 각 공약의 정책 효과뿐 아니라 금융권이 위험을 어디까지 떠안을지까지 정교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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