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꿈 산다면 2700조…리스크도 감안 땐 1200조

미 항공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수준 기업공개(IPO) 목표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적정 몸값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제시한 서류를 제출했다. 통상 기업이 공모가 희망 범위를 먼저 제시한 후, 수요 예측 뒤 공모가를 고정하는 것과 달리 기업이 고정 가격을 먼저 제시했다. 4일(현지시간) 투자설명회(로드쇼)를 시작해 11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12일 나스닥(NASDAQ)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대로 공모가가 확정되면 555만 6000주를 주당 135달러에 매각해 기업가치는 약 1조7700억 달러(약 2700조원)가 될 전망이다. 종전 최대였던 알리바바를 세 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다만 기업가치를 둘러싼 이견도 있다. 투자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는 스페이스X의 적정 가치를 목표 시가총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800억 달러(약 1200조원)로 산정했다. 스타링크 매출이 1년 새 50% 늘었음에도 지난해 약 49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한 수치다. 니콜라스 오웬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가격은 과대평가됐다”며 “주가가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됐을 때 진입하는 것이 장기 투자자에게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받는 지배구조도 변수다. 머스크는 상장 후에도 약 82%의 의결권을 쥐어 이사회를 사실상 단독으로 좌우한다. 한상원 토스증권 애널리스트는 “머스크를 중심으로 한 기업 생태계는 단일 인물의 비전과 신뢰를 중심으로 구축된 이례적 생태계로, 강력한 실행력과 혁신이 강점이지만 머스크 부재 시 혼선과 전략 공백 리스크도 있다”고 지적했다.
상장을 앞두고 시너지를 노리고 합병한 기업들이 오히려 ‘밑 빠진 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소셜미디어 엑스(X)와 AI 모델 그록을 만드는 xAI가 그렇다. 엑스는 머스크 인수 전인 2021년 약 51억 달러였던 매출이 2025년 25억~35억 달러 수준으로 40% 넘게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록 역시 챗GPT·제미나이·클로드 등 경쟁 모델에 견줘 벤치마크 성능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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