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선 확정된 새벽 2시… ‘보수 재편’은 이미 시작됐다
‘보수 재건’ 희망으로 떠올라
국회 입성 후 첫 전선은 복당
장동혁 체제와 정면충돌 불가피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정치적 광야’로 내쳐졌던 한동훈(얼굴) 무소속 당선인은 3자 구도에서의 자력 승리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한 당선인은 선거 승리 일성으로 보수 재건을 내걸며 장동혁 지도부를 정조준했다. “반드시 국민의힘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상기한 한 당선인의 복당 문제를 시작으로 당권파와 친한(친한동훈)계의 정면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당선인은 4일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를 재건하고 이재명정권의 폭주를 막으라는 시민의 위대한 선택, 제게 주신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당권파가 보이는 언행은 보수정당이 가져온 품격이나 실력에 맞지 않는다”며 “반성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직격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 승리로 한 당선인의 위상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부산 18개 지역구 중 유일했던 더불어민주당 지역구를 탈환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당권파가 물고 늘어졌던 ‘국회 활동 제약’의 약점도 사라졌다. ‘무소속 초선’이지만 정치적 체급은 당대표 때보다 오히려 더 커졌다는 평가다.

원내 소수파 취급을 받던 친한계도 대권주자급 리더를 갖춘 계파로 부상하게 됐다. 한 당선인이 비대위원장일 때 정책위의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유의동 경기 평택을 당선인도 수도권 4선 중진으로 원내에 복귀했다.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대안과미래’와 당 쇄신을 고리로 한 연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안과미래 소속 한 의원은 “장 대표가 뺄셈 정치로 쫓아낸 한 당선인이 보수 재건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결국 유권자 선택을 받았다”며 “장동혁 노선과 대척점에 선 그의 노선을 국민이 인정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는 ‘엘리트 검사’ 이미지가 견고했던 한 당선인이 고난과 극복의 서사를 쌓아 올리며 ‘정치인 한동훈’으로 거듭난 점도 주목한다. 선거 과정에서 그가 좌판에서 채소를 파는 할머니에게 건네받은 찰밥 도시락을 길바닥에 앉아 먹던 장면은 지역에 완전히 녹아든 상징적 모습으로 평가받았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네거티브 협공으로 한 당선인을 견제했지만 박민식 후보는 15.76%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쳐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당권파와의 첫 전선은 복당 문제가 될 전망이다. 한 당선인은 “(국민의힘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드렸다”며 “그동안 소원했던 많은 의원과 덕담을 나누며 통화했는데, 제가 제시한 보수 재건의 명분과 대의에 공감하는 분이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제가 천년만년 무소속이겠느냐”고도 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한 당선인이 먼저 복당 이야기를 꺼내거나 법적 액션을 취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선거를 통해 민의가 드러났으니 그에 따라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선거 패배 책임론에 따른 장 대표 거취 문제도 전장이다. 한 당선인은 2028년 총선 공천권이 있는 차기 당권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친한계 의원은 “차기 대권주자급 인사라 하더라도 보수 재건과 이재명정권 폭주 저지는 혼자선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결국 당권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당선인도 국민의힘 의원과의 접점을 늘려갈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캠프 관계자는 “집을 지을 때도 기둥이 네 방향에 다 있어야 하듯 보수 재건도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남 선거는 치열한 접전 끝에 이겼고, 서울시장 선거는 오세훈 당선인이 지도부와 철저하게 거리를 두고 치렀던 만큼 장 대표의 성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 대표가 사실상 원톱 선대위를 꾸리며 공을 들였던 충청권 광역단체장을 모두 빼앗긴 것도 지도부의 실책으로 거론된다.
친한계 안상훈 의원은 “민심은 천심, 당 지도부는 거취를 속히 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용태 의원도 “이재명정권의 오만과 실정이 클수록 이번 지선 결과는 당 지도부의 리더십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당 지도부의 선거 패배 책임을 회피하는 썩은 동아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다만 장 대표는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선거였지만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며 당내 사퇴 요구에 응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재보궐선거에선 분명한 성과를 냈고, 광역선거에서도 2018년보다 더 어려웠던 환경에서 선전했다”며 “일부 후보의 역량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진 박준상 최수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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