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즈타바 “전쟁서 패한 적들이 분열 노려”…트럼프 러브콜 직후 첫 메시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서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 실패하자 이란 사회를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내부 단결을 촉구했다. 모즈타바가 협상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정황이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면담 의사를 밝힌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모즈타바는 4일(현지시간) 이란 혁명 지도자이자 초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서거 37주기를 맞아 발표한 추모사에서 이번 전쟁을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규정하며 “사악한 적들(미국·이스라엘)은 우리 군의 용감한 장병들과의 대결에서 패배해 굴욕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계략을 꾸미는 적들은 두 가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민의 회복력을 훼손하고 공직자들의 정세 판단에 오류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이 사용하는 주된 도구는 의심, 절망, 공포, 불신, 그리고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며 “이 같은 악의적 의도에 맞서기 위해 모두가 굳건한 의지와 통찰을 바탕으로 결속과 상호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잇따라 제기된 이란 내부 분열설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혁명수비대(IRGC)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당시 내각 회의에서 “이란의 리더십은 제한된 소수 집단의 지도자와 관료들만으로 구성돼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이 시련을 겪을 때 책임 있는 이들이 국민 곁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해외 기반 반정부 성향 매체인 ‘이란 인터내셔널’이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사임설을 보도한 날이다. 이란 정부는 즉각 이를 부인했지만,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사임설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고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책임을 강경파에 돌리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2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란 내부가 분열돼 있어 의사결정과 답변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면서 모즈타바에 대해 “점점 더 국정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다는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팟캐스트 ‘팟 포스 원(Pod Force One)’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모즈타바를 직접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모두를 만나고 싶다”며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아마도 어느 시점에는 그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추모사도 대독 형식으로 공개됐다. 추모식은 테헤란 외곽의 호메이니 영묘에서 열렸으며, 금요대예배 인도자인 호자톨레슬람 하즈 알리 아크바리가 추모사를 대독했다. 행사는 국영방송과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생중계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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