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전북 집중하더니”…서울 패배에 ‘명청갈등’ 불씨 붙었다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일격을 당한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선거 하루 만인 4일 친 정청래 계와 비당권파 간 책임 공방의 불씨가 당겨졌다.
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인 정청래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6·3 지방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예상 밖이란 반응이 나오는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의 패배에 대해선 “다만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는 한마디 외에는 말을 아꼈다.
전날 서울 송파구 내 투표소 등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용지 준비 부족에 따른 투표 지연 사태가 발발한 서울에서는 밤새 개표 작업이 이어졌다. 개표 50% 시점에도 20%포인트 차로 앞서던 정 후보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4일 새벽 빠르게 따라잡기 시작했고, 오전 7시16분 역전한 뒤 줄곧 우위를 지켰다. 승리를 전제로 기자회견을 오전 7시에 열겠다고 예고했던 정 대표는 시작 시간을 오전 10시로 급히 늦췄다.
회견에 참석한 조승래 사무총장도 “처음에 (정 후보 우위로) 워낙 컸던 격차가 선거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선거를 봤던 것 아니냐”며 “하지만 일관되게 이 선거는 접전 양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조 총장은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을 활용하지 못한 정 대표 책임이란 해석이 있다’는 질문에는 “당연히 선거의 모든 책임은 대표를 포함해 지도부가 지는 것”이라면서도 “당연한 말씀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날 친정청래계가 아닌 비당권파 의원들 사이에선 원론적 수준을 넘는 정 대표 책임론이 제기됐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송영길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이렇게 좋은 이재명 정부 지지율을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을 언급하며 “당 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고 (정 대표가 연임을 노리는 8월) 전당대회에서 종합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친명계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지도부의 전반적인 기획 부족”이라며 “공천 잡음을 빚어 텃밭 전북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됐고, 서울은 캠프에 맡겨버리는 등 선거 전반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친이재명계는 대통령 책임론 방어에 나섰다. 오 후보가 강남3구 뿐 아니라 광진·동작·영등포·강동 등 한강벨트 전체에서 선전했지만, 친명계는 선거 직전 이 대통령이 가열시킨 ‘장특공 논란’ 등과는 무관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서울 지역 의원은 “이번 선거에선 오히려 부동산 이슈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내란 청산’ 발언 등 민주당 지지층만 바라본 대표의 스탠스가 서울 캠페인 실패로 이어졌다”고 했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은 “서울 패배는 당이 대통령 앞에 죄인”이라고 했다.
친청계는 강하게 맞섰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송 의원을 가리켜 “경쟁적 책임 추궁 전에 결과를 냉정하게 분석부터 했으면 한다”고 썼다. 정 대표가 사전투표 전날까지 출연해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던 김어준씨 유튜브에서는 김씨가 “선거 중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바로 선을 그어야 하는데 일부 민주당 인사들이 그쪽에 힘을 실어줬다”고 주장했다. 지도부에서 제명된 뒤 전북지사에 무소속 출마한 김관영 후보와, 김 후보에 암묵적 지지를 보낸 비청계 의원들을 지목한 것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서울에서 ▶정청래 지도부 체제에서▶‘명픽’후보가 패배하면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청계와 친명계에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기 좋은 소재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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