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열풍에 더 부유해진 세계 부자들…자산 98조달러 돌파
지난해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전 세계 백만장자들이 보유한 부가 전년 대비 약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보기술(IT) 컨설팅 업체 캡제미니의 '세계 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고액 자산가들이 보유한 전 세계 부는 98조3000억달러(약 15경379조원)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세계은행에서 발표한 2024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111조달러였는데, 이와 맞먹는 규모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낙관론이 이끈 주식 시장 랠리가 부의 증가를 견인한 주요 원동력이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백만장자 수는 약 200만명 증가해 사상 최대인 2530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순자산 3000만달러 이상 초고액자산가들의 자산이 모든 계층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늘었으며, 이들의 수는 사상 최대인 25만명에 달했다.
올해 전 세계 부의 증가세는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 앤스로픽, 오픈AI 등 굵직한 기업공개(IPO)로 새로운 백만장자와 억만장자가 대거 탄생할 전망이다. 특히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캡제미니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백만장자를 배출한 나라는 미국으로 나타났다. 백만장자가 73만6000명 늘어나 총 870만명에 달한다. 미국 고액 자산가들의 부는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지역 기준으로 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수요 급증이 아시아 증시를 견인하며 이 지역의 부는 10.5% 증가해 북미를 웃돌았다. 특히 일본과 중국은 각각 43만6000명, 15만4000명의 새로운 백만장자를 배출했다.
반면 중동에서는 유가 하락과 지정학적 갈등의 영향으로 고액 자산가 수가 1.4%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이전에 실시한 것이다.
지난해 유럽의 고액 자산가 수는 6.5% 증가했다. 인플레이션 완화와 주식시장 안정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룩셈부르크는 부유층 인구가 13.5%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월 기준 전 세계 고액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보다 증가한 25%로 나타났다. 반면 원자재, 암호화폐,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 비중은 감소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부유한 투자자 3명 중 2명은 향후 사모펀드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한편 부가 증가하며 소득 불평등도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향후 'K자형 경제'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상위 1% 가구가 전체 미국 부의 약 32%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Fed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9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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