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역전극이 보여준 서울 표심… ‘강남·한강벨트’에 갈렸다

강창욱 2026. 6. 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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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열세 뒤집고 0.88%포인트 앞서
강남구 표차만 전체 득표차 2배 넘어
용산·강동·영등포·동작에서도 우세
15개 자치구 내주고도 표차로 승리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당선인이 4일 서울시청으로 들어서며 직원들에게 받은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의 5선 성공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자치구별 승패보다 지역별 표차가 더 중요하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오 시장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5곳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에게 밀렸지만 강남 3구와 한강변 주요 지역에서 큰 격차를 벌리며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개표율 98.86% 상황에서 오 시장은 49.08%를 얻어 정 후보 48.20%를 0.88% 포인트 차로 앞섰다. 개표가 완전히 끝나기 전이었지만 정 후보가 패배를 인정하면서 오 시장의 당선은 사실상 확정됐다.

투표 종료 직후만 해도 분위기는 정 후보 쪽이었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정 후보는 51.4%를 기록해 오 시장 46.0%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개표 초반에도 정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우위를 이어갔다.

흐름은 자정을 넘기며 달라졌다. 강남권 개표가 본격화되자 오 시장의 득표가 빠르게 쌓였다. 개표율이 93% 안팎에 이른 시점에 오 시장은 처음으로 정 후보를 앞섰다. 이후 격차를 유지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표차 만든 강남 3구
승패를 가른 핵심 지역은 강남 3구였다. 오 시장은 강남구에서 65.98%를 얻었다. 정 후보는 31.92%에 그쳤다. 두 후보 격차는 34.06% 포인트, 표 차이는 9만9596표였다.

서울 전체 득표 차가 오전 11시 기준 4만5497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강남구 한 곳에서 벌린 격차만으로도 전체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규모였다.

서초구에서도 오 시장은 64.68%를 득표했다. 정 후보는 33.19%로 31.49% 포인트 차로 밀렸다. 표 차이는 7만3028표였다.

송파구에서도 오 시장이 앞섰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개표가 가장 늦게 진행된 자치구였다. 이곳에서 오 시장은 오전 11시 기준 개표율 86.75% 상황에서 53.51%를 기록했다. 정 후보는 44.22%였다. 표 차이는 2만9700표였다.

강남·서초·송파 3곳에서 오 시장이 정 후보보다 더 얻은 표는 이 시점 기준 최소 20만표를 넘었다. 오 시장이 15개 자치구에서 뒤지고도 서울 전체 득표에서 앞설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이다.

한강변도 오세훈 우세
강남 3구뿐 아니라 한강과 맞닿거나 가까운 자치구에서도 오 시장은 우위를 보였다. 용산구에서는 정 후보보다 1만9164표 앞섰다. 득표율 격차는 16.87% 포인트였다.

강동구에서는 1만462표, 영등포구에서는 8190표, 동작구에서는 8128표 차로 정 후보를 앞섰다. 광진구에서는 84표 차, 득표율로는 0.04% 포인트 차의 초박빙 우위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은 한강 조망, 주거지 정비, 교통망, 직주근접, 교육 여건 등 부동산·개발 이슈에 민감한 곳으로 꼽힌다. 선거 기간 오 시장이 주택 공급, 재건축·재개발, 교통망 확충 등 기존 시정의 연속성을 강조한 점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전체 선거의 흐름을 가늠하는 지역으로 거론돼온 중구와 양천구에서도 오 시장이 앞섰다. 특히 양천구에서는 오 시장이 0.74% 포인트 차로 정 후보를 이겼다. 이는 서울 전체 격차인 0.88% 포인트와 가장 비슷한 수치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더 많은 자치구에서 이긴 후보가 아니라 핵심 지역에서 더 큰 표차를 만든 후보가 승리한 대결이었다. 오 시장은 정 후보에게 15개구를 내줬지만 강남 3구와 한강벨트, 중구·양천구에서 확보한 표차로 출구조사 열세를 뒤집었다.

이번 승리로 오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 사상 첫 5선에 올랐다. 선거 출마로 중단됐던 시장 직무는 이날 0시 재개됐다. 오 시장은 38일 만에 서울시 업무에 복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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