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택한 ‘부동산 표심’…서울 집값 상승 톱10 중 8곳 승리
서울시장 선거의 키는 결국 부동산이었다. 15시간여 접전 끝에 4일 당선을 확정 지은 오세훈(국민의힘) 시장의 자치구별 득표율과 집값 상승률을 따져본 결과, 집값 급등 지역의 몰표가 신승을 이끌었다. 정부의 내란 세력 심판론과 높은 국정 지지율, 주가 호황도 뚫어낸 부동산 표심이다.

━
李 정부 기간 집값 상승률 톱10 중 8곳, 吳 승리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시장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득표를 많이 받은 곳은 25개 자치구 중 10곳에 불과하다. 자치구 숫자로만 전체 판세를 따져보면 오 시장이 열세다. 달리 말하면 그 10개 구 주민들의 오 시장 투표율이 다른 15개 구의 정 후보 투표율을 이겼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 시장이 이긴 자치구는 송파·광진·영등포·양천·강동·동작·중·용산·서초·강남구다. 이 중 서초와 강남을 제외한 8개 지역구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많이 오른 상위 10개 지역구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동향 시계열표를 통해 이재명 정부 기간(지난해 6월 첫째 주~올해 6월 첫째 주) 누적 상승률을 조사했더니 성동(20.49%)·송파(16.98%)·마포(15.81%)·광진(15.61%)·영등포(14.62%)·양천(14.44%)·강동(13.07%)·동작(13.06%)·중(12.13%)·용산(12.11%) 순이었다.

집값 상승률 ‘톱10’ 자치구 중 성동·마포구만 빼고 오 시장 승리 지역구와 일치한 셈이다. 성동구의 경우 정 후보가 3선 구청장을 지낸 영향으로 정 후보 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오 시장이 이긴 서초(10.51%, 12위)·강남(7.96%, 19위)구는 올해 다주택자 압박 기간 집값이 하락한 탓에 상위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강남권 자산 투표, 이젠 한강벨트에서도
부동산업계에서는 자산 가치 방어 심리가 표심으로 드러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나온 고강도 대출 규제(6·27 대책)와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대책, 그리고 올해 이어진 다주택자 압박과 보유세 개편 시사 등이 자산 투표(Patrimonial Voting) 경향을 키웠다는 것이다. 자산 투표는 유권자가 자신이 보유한 집이나 주식 등과 관련한 경제적 이익에 따라 투표하는 현상을 뜻한다.
대체로 이런 흐름은 자산 내 부동산 비중이 큰 강남권에서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후 한강벨트 전체가 달아오르면서 자산 투표 경향이 나타나는 범위도 커졌다. 예컨대 오 시장이 승리한 지역 중 양천·영등포구는 상대적으로 진보 세가 강한 지역인데, 각각 목동·여의도 재건축 기대감이 표심을 흔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장뿐 아니라 구청장 선거 결과에서도 부동산 표심의 영향이 뚜렷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국민의힘 구청장 후보가 당선한 곳은 8곳인데, 이 중 6곳(송파·광진·양천·강동·중·용산구)이 집값 상승률 상위 톱10에 포함된 지역이었다. 나머지 두 곳 역시 강남·서초구였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 정부 출범 후 집값이 크게 뛰어오르고 최근엔 전·월세도 강세를 보이면서 실수요자에겐 ‘지금 집을 못 사면 영영 못 산다’는 주거 불안정성이 커졌고, 자산가들은 규제 피로감이 겹쳤다”며 “결국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감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노화에 가장 효과있는 영양제”…현직 약사가 먹는 단 한 알 | 중앙일보
- “스페이스X 상장 전 지금 사라”…6월말 돈 버는 단타 ETF | 중앙일보
- 이부진 요리스승 “췌장암 완치”…90대 장수 노인들의 비밀 | 중앙일보
- 성매매 민원 터졌던 ‘박카스 할머니’…인천 만월산에 다시 떴다? | 중앙일보
- 광주서 15세 상의 벗기고 집단폭행…주변 학생은 담배만 피웠다 | 중앙일보
- “가진 게 돈뿐” 70대 남성 현금 꺼내더니…20대 남성에 충격 성희롱 | 중앙일보
- “촬영 중 강압적 성관계” 여성 출연자들 폭로…영국 인기 예능 결국 | 중앙일보
- 칼국수마저 배신했다…사장도 단골도 울린 ‘만원의 비극’ | 중앙일보
- “성인 3명이 15분간 씨름”…부산서 잡힌 164㎝ ‘전설의 심해어’ 정체 | 중앙일보
- 박미선, 암투병 끝 예능 복귀…“남편 이봉원 믿고 출연 결정”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