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來 다시 뚫린 1530원대…시장선 "상단 예측 어려워" 공포

세종=조유진 2026. 6. 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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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장상황점검회의 개최 "과도한 쏠림에 단호한 조치"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30원대로 출발했다. 종전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란의 쿠웨이트 공습과 미국 관세 발표가 더해지면서 변동성을 키웠다. 정부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불안 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과도한 쏠림에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3.6원 오른 1530.0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1530원을 넘겨 출발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10일(1554.0원) 이후 17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장중 1530원을 넘긴 것은 지난 3월31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당시 고점은 1536.9원이다.

전날 지방선거로 국내 외환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역외시장(NDF)에서 원·달러 환율은 1536원까지 급등했다. 1513원 부근에서 제한적으로 등락하던 환율은 오전 11시40분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1530원 가까이 급등하기 시작했고, 간밤에 이란이 쿠웨이트 공항을 공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536원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지난 2월 말 발발한 중동전쟁 이후 전쟁 장기화에 따른 강달러와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른 외국인 국내 증시 매도 등이 환율 상방 압력을 높이는 가운데 관세 리스크마저 더해진 상황이다. 전날 USTR은 한국에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2월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임시로 부과된 10%의 글로벌 관세가 7월24일 마감되는 가운데 무역법 제301조에 기반한 새로운 관세 부과 지침이다.

특히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99.44)가 전 거래일(99.53)보다 하락하는데도 원화만 유독 맥을 못 추는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12거래일 연속 15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연일 치솟는 원·달러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이 동원되면서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4269억9000만달러로 전달보다 8억8000만달러 줄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감소 흐름을 이어오다 올해 4월에 반등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떨어졌다. 한은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등 시장 안정화 조치가 외환보유액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4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279억달러로 세계 12위로 밀렸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하락마감한 가운데 코스피도 하락 출발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7.67p(2.02%) 내린 8623.82에 코스닥은 6.88p(0.67%) 오른 1032.91에 원/달러 환율은 13.6원 오른 1,530.0원 출발했다. 2026.6.4 조용준 기자

시장에서는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이란 협상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반복하는 가운데 국제 유가 불안정이 장기화하고 있다"며 "국제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와중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하반기 통화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친 현 상황에서는 환율 상단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날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관계 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불안 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쏠림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놨다.

구 부총리는 "역대 최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중동 전쟁과 외국인 주식 매도 지속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국내 주식시장의 급등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일시적 비중 조정(리밸런싱)과 차익 실현으로 인한 수급 요인이 변동성을 추가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과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5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77억5000만달러(53.2%) 증가하는 양호한 경기 흐름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은 시가총액 규모가 약 5조달러로 인도(4조8000억달러)를 제치고 6위에 오르는 등 전반적인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주식 신용거래융자 등 차입을 통한 주식거래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시장상황점검회의 등을 통해 관련 동향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채권시장의 경우 최근 국고채 금리가 글로벌 동조화 흐름 속에서 인플레이션 우려, 국내 금리 인상 기대 강화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시장참가자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과도한 변동성 발생 시 관계 기관이 공조해 적기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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