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퀘하나가 뿌린 씨앗…메모리 가격 폭등각인가
D램 60%·낸드 75%↑ 전망…AI 서버가 범용 메모리까지 흡수
마이크론·샌디스크 목표가 줄상향…삼전닉스 재평가 불씨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글로벌 트레이딩 기업 서스퀘하나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초강세 전망을 내놓으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급등론이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서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범용 D램과 낸드 수급까지 압박하면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4일 외신에 따르면 서스퀘하나의 메흐디 호세이니 애널리스트는 최근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기존 600달러에서 1천750달러로, 샌디스크 목표주가를 2천달러에서 3천250달러로 각각 올렸다. 이 같은 소식에 당시 마이크론과 샌디스크의 주가가 폭등세를 보였다.
메모리와 스토리지 수급이 2027년까지 빡빡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높은 마진과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1분기 D램 업체 매출 랭킹[출처: 트렌드포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4/552842-MG6mj39/20260604085403127daix.jpg)
◇ 1분기 D램 매출 81%↑…2분기 가격 급등 이어져
가격 급등은 이미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지난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산업 매출이 전분기보다 81% 증가한 970억달러를 기록했다. 일반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보다 93~98% 뛰며 산업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
2분기 전망도 가파르다. 트렌드포스는 AI 활용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확산하면서 메모리 수요의 저변도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에는 HBM3E와 고용량 서버용 D램 등 고성능 제품에 수요가 집중됐지만, 이제는 추론 서비스를 뒷받침할 범용 서버용 D램까지 조달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급도 여전히 빠듯하다. D램 업체들의 재고가 낮은 상황에서 늘어나는 물량마저 AI 서버용 고용량 D램에 우선 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PC와 스마트폰 업체들은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렌드포스는 2분기 기존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보다 58~63%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트렌드포스는 2분기 낸드플래시 계약가격도 70~75% 오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낸드 역시 AI 데이터센터 효과가 뚜렷하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 글로벌 상위 5개 낸드 공급업체의 합산 매출이 전분기보다 83.7% 증가한 389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CSP들이 AI 서버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기업용 SSD 수요를 늘린 영향이다.
이번 사이클의 특징은 HBM만 오르는 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AI 서버는 HBM을 끌어올리고, HBM 전환은 범용 D램 공급을 줄이며, 추론형 AI 확산은 서버 D램과 기업용 SSD 수요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과거처럼 PC와 스마트폰 수요만으로 설명하던 메모리 사이클과는 결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월가의 시선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서스퀘하나에 앞서 UBS도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535달러에서 1천625달러로 세 배 이상 올렸다. 미즈호와 바클레이즈 등도 마이크론과 샌디스크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GPU를 넘어 메모리와 스토리지 병목으로 번지고 있다는 판단이 확산하는 셈이다.
![SK하이닉스 고성능 메모리 256GB DDR5램이 전시된 모습[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4/552842-MG6mj39/20260604085404451xiaa.jpg)
◇ 삼전닉스 재평가 기대…D램서 1·2위 경쟁
이 같은 변화는 국내 메모리 양대 업체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확고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엔비디아 공급망에서 강한 입지를 확보했고, 현재 수익성의 핵심인 HBM3E 시장에서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최근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반격 가능성에도 쏠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업계 최고 성능의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했다고 밝혔다. 이어 5월에는 12단 HBM4E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출하하며 차세대 HBM 경쟁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HBM3E까지는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HBM4 이후 세대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술 회복과 점유율 반등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주요 D램 3사 중 가장 강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효과를 누리며 D램 매출이 전분기보다 93.4% 증가한 373억2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38.5%로 1위를 유지했다. 서버 D램 매출 기여도가 컸다는 점도 삼성전자 재평가 논리에 힘을 싣는다.
SK하이닉스는 HBM 비트 출하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2026년 HBM 계약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체 ASP 상승폭이 일부 제한됐다고 트렌드포스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62.5% 증가한 279억8천만달러, 점유율은 28.8%였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4/552842-MG6mj39/20260604085405755bpfu.jpg)
◇ 서스퀘하나 삼성전자 목표가 85만원 제시
이 대목은 서스퀘하나가 던진 삼성전자 재평가 논리와 맞물린다. 삼성전자는 HBM에서는 후발주자였지만, 범용 D램과 서버 D램, 낸드, 생산능력 측면에서는 가장 넓은 기반을 갖고 있다. HBM4와 HBM4E 진입이 본격화하고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까지 겹칠 경우 이익 개선 폭이 시장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서스퀘하나는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85만원으로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수준의 두 배 수준이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목표가 250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전망을 결정짓는 요인은 가격 상승의 지속 기간이다. 메모리는 공급이 늘면 가격이 빠르게 꺾이는 사이클 산업이다. AI 서버 수요가 강하더라도 PC와 스마트폰 등 전통 IT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면 가격 탄력이 둔화할 수 있다.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력과 부지, 냉각 문제로 지연될 가능성도 변수다.
그럼에도 이번 사이클은 과거와 다르다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이 무리한 증설보다 수익성 중심의 공급 전략을 유지하고 있고, 신규 클린룸 건설에도 시간이 걸린다. AI 인프라 경쟁이 GPU에서 메모리와 스토리지 병목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메모리 가격 급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가격 재평가가 실제 실적으로 확인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재평가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게 국내 증권사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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