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삼성家 반한 한식당 품었다… 美 사로잡은 'L7 시카고' 가보니
한국적 환대 문화 결합
100년 된 모자 공장 개조
높은 천장으로 개방감 극대화
한식당 '퍼릴라' 현지 인기 ↑
미국 일리노이주의 심장부, ‘바람의 도시’이자 영화 '다크 나이트'의 주요 배경이 된 시카고. 걸어서 시카고 주요 관광지를 돌아볼 수 있는 중심지에는 롯데호텔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L7 시카고 바이 롯데'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 3대 도시이자 세계적인 여행 전문지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 독자들이 뽑은 '미국 최고의 대도시' 부문에서 9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시카고에서 L7은 철저한 현지화와 한국적 요소를 무기로 여행객들을 사로잡고 있었다.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따뜻한 물수건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했다. 은은한 아로마 오일 향이 배어있는 수건으로 손을 닦아내는 짧은 순간, 장시간 비행과 여행으로 쌓인 피로가 조용히 씻겨 내려갔다.
체크인을 마치고 올라간 객실은 시카고 특유의 건축미와 현대적인 안락함이 공존했다. 높은 천장이 시야를 넓혀주면서 탁 트인 느낌을 받았다. 앤드루 에크(Andrew Eck) L7 시카고 바이 롯데 총지배인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이 건물은 100년 전 여성용 모자를 만드는 공장이었다"며 "건물 특유의 높은 천장을 그대로 살려 일반 호텔보다 훨씬 넓은 개방감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창틀 자체를 넓은 좌석으로 만든 '윈도우 시트'는 시카고에 있는 호텔 중 L7 시카고가 유일하다. 대형 유리창에 기대어 앉으면 시카고 강과 시내의 스카이라인이 그림처럼 내려다보인다. 햇빛을 즐기면서 커피를 마시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유리창은 정기적인 외벽 청소를 통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어메니티 곳곳에는 투숙객의 컨디션을 고려한 웰니스와 친환경적인 철학이 숨어있다. 객실마다 요가 매트와 스트레칭 밴드, 덤벨이 가지런히 놓여 있으며 욕실엔 한국 마스크팩도 구비돼 있다.
저녁 식사 시간이 가까워지자 1층 로비가 현지인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한식당 '퍼릴라(Perilla)'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깻잎 반찬으로 익숙한 퍼릴라는 적응력이 강하고 어떤 토양에서도 왕성하게 자라는 식물, ‘들깨’를 의미한다.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 정착해 다음 세대가 성장할 기반을 만들어 준 부모 세대에 대한 오마주를 담아 만든 이름이다. 고급형 다이닝으로 문을 연 퍼릴라는, 최근 삼성가를 비롯해 국내 재계 관계자들이 시카고를 방문할 때마다 꼭 찾는 곳이다.

퍼릴라 내부는 한국에 있는 고깃집을 세련되게 재해석했다. 테이블마다 그릴이 설치돼 있지만, 연기가 테이블 아래로 빠져나가는 하향식 배기 시스템 덕분에 옷에 냄새가 밸 걱정이 없다. 종업원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시스템도 한국식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퍼릴라 종업원들은 최고급 소고기와 와규를 굽고 가위로 직접 고기를 잘라준다. 종업원들은 다양한 한국식 사이드 메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폭탄 계란찜’부터 낙지볶음, 각종 쌈 채소와 쌈장, 김치전, 잡채, 백김치, 쌈무 등 한국 밑반찬이 인기를 끌고 있었다. 30명까지 수용 가능한 다이닝 룸은 현지 비즈니스 미팅 장소로도 자주 쓰인다고 한다.
호텔 1층 로비에서는 다른 어느 카페보다 맛있는 커피를 매일 아침 먹을 수 있다. 로비 한 공간에 마련된 '크레이브 스테이션(Krave Station)'에서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라떼 등 프리미엄 커피가 무료로 제공됐다. 옥수수밭이 많아 팝콘이 유명한 시카고답게 두 가지 맛의 팝콘도 맛볼 수 있다.

L7 시카고는 단순히 겉모습만 한국식으로 꾸민 곳이 아니다. 리애나 웨크터(Leanna Waechter) 판촉팀장은 "우리는 문화, 디자인, 에너지, 그리고 도시와의 연결을 추구하는 현대의 여행자를 위한 곳"이라며 "한국적 친절한 환대 문화를 바탕으로 하되, 시카고라는 도시가 가진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포용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시카고에는 유명하고 오래된 호텔들이 많지만, L7은 시카고의 활기찬 분위기와 한국적 요소가 교차하는 공간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었다. L7 시카고를 문을 나설 때 투숙객이 어디에 가는지를 기억해 뒀다가 돌아왔을 때는 어땠는지 직접 안부를 묻는 ‘벨맨’ 안토니오의 세심함은 호텔이 대형 체인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에크 총지배인은 "우리의 목표는 화려한 외관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고객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미국)=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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