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잊혀진 사람들

2026. 6. 4.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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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19장 38~42절


성경에는 중요한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잊힌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 떡 다섯 개를 가지고 다니면서 먹지 않고 보관했다가 마침 그것을 찾고 있던 예수님의 제자 안드레에게 줌으로써 그것이 예수님 손에까지 전해집니다. 그날 저녁 수만 명(성경에는 여자와 아이 외에 남자만 5000명)이 배부르게 먹은 일을 우리가 다 알면서도 그 어린아이에 관해서는 알지 못하고 지나갑니다.

그 아이가 가진 도시락은 집에서 나올 때 어머니가 준비해 주셨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사이에 여러 차례 배가 고팠을 테지만 참고 가지고 다니다가 꼭 필요한 시간에 내놓았지요. 기적은 이렇게 어린아이의 손에서 시작됐습니다.

구레네 시몬(막 15:21) 역시 누군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는 그가 시골에서 온 사람이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을 때마다 위로를 받습니다. 어째서 성경은 시골에서 온 사람이라는 걸 언급했을까요. 어리숙한 시골 사람이었던 그는 군인들에게 붙잡혀 얼떨결에 예수님 대신 십자가를 지고 갑니다. 제자들마저 떠난 자리에서 그는 십자가를 졌습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약간 부족한 사람들을 즐겨 부르십니다.

아브라함 때부터 그랬습니다. 하나님은 이해타산에 둔한 이들을 자주 사용하십니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은 성경에 잠깐 나오고 더 이상 언급이 없습니다. 예수께서 운명하신 시각은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였습니다. 아리마대 요셉은 돌아가신 걸 알아차리고 곧바로 장례 절차를 시작합니다. 아마도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예수님을 지켜보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예수님은 반역자로 처형된 죄인이었기에 장례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사유가 있더라도 재판장 빌라도 총독의 승인을 얻어야 했습니다. 그러니 이런 일을 누가 할 수 있었겠습니까. 제자들은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 장례를 치르고 싶어도 갈릴리 동네 사람들은 그런 일을 할 만한 행정 절차도 알지 못하고, 또 총독 관저까지 찾아가 허락을 받아 낼 수도 없었습니다. 더 어려운 일은 시간이 없었다는 겁니다. 두어 시간만 있으면 해가 지는데 해가 지면 안식일이 시작되고 모든 작업은 완전 정지입니다.

이 짤막한 두어 시간. 그 시간에 아리마대 요셉은 일꾼들을 시켜 십자가에 사다리를 가지고 가서 시신을 내려오게 합니다. 여성들을 보내 세마포를 사오게 하고 수의를 마련해 예수께 입혀 드립니다. 마침 처형된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예비한 새 무덤이 있어서 해지기 전 거기에 임시로 안장을 합니다. 그렇게 급하게 마치고 나니 안식일이 시작됩니다. 이 모든 장면을 갈릴리에서 온 몇 사람들이 따라다니면서 다 지켜보았습니다.

그렇게 3일이 지나고 안식 후 첫날 아직 해가 뜨기 전 갈릴리에서 온 여성들이 무덤을 찾아갔을 때, 이미 예수님은 살아나시고 거기 없으셨습니다. 그렇게 다급하게 마련한 장례가 없었다면 부활은 어찌 됐을까요. 급한 장례를 준비하는 중에는 니고데모라는 자가 염습에 쓸 만한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넉넉하게 가지고 와 예수님의 시신을 닦으며 상처를 만져드립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서도 잊힌 이들이 많습니다. 그런 이들은 하나님께서만 아십니다. 한국교회도 그런 분들이 있었기에 주님의 은혜가 그치지 않는 것입니다.

신흥식 목사(광천 평지교회)

◇평지교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으로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 있으며 스가랴 4장 ‘평지가 되리라’는 말씀처럼 온 세상 사람들이 회개하고 돌아오는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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