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치명상 입은 장동혁… 한동훈은 존재감 입증
지도부 ‘올인’했던 박민식도 3위
한동훈과 보수 주도권 경쟁 예고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보수 텃밭 대구·경북을 제외한 다수 지역에서 패색이 짙어짐에 따라 장동혁 대표는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게 됐다. 장 대표가 제명을 주도했던 한동훈 무소속 후보는 3자 구도가 펼쳐진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자력으로 승리하며 장 대표 정치적 입지를 흔들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유의동 후보의 원내 복귀로 준교섭단체급 계파가 됐다. 당권파와 친한계 간 보수 진영의 차기 권력을 둘러싼 투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에 따르면 4일 오전 3시30분 기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당선이 유력한 곳은 경북과 대구뿐이다. 그조차 대구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전으로 개표 내내 박빙 승부를 이어갈 만큼 위협을 받았다. 수도권과 충청권, 부산·울산 등 국민의힘이 차지했던 접전 지역 다수를 민주당에 빼앗기게 되면서 사실상 ‘원톱’ 체제로 선거를 이끈 장 대표는 패배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내에선 당장 장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다시 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대안과미래 소속 개혁 성향 의원과 옛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절윤(윤석열 절연)을 포함한 쇄신을 촉구했지만, 장 대표는 수용하지 않았다. 정치 고관여층이 주로 참여해 투표율이 낮은 지선의 특성상 강경 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지만 실패로 귀결됐다. 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공천 파동과 방미 논란, 단일화 협상 실패 등에 대한 비판도 장 대표를 향하고 있다. 장 대표 스스로도 선거 승리의 기준점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으로 정했지만, 출구조사부터 모두 열세로 나왔다. 당 관계자는 “선거에서 진 수장이 자리를 유지한 전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반면 한 후보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 3파전에서 거대 양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면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더욱이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 시절 정책위의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유 후보도 평택을 재선거에서 승리해 4선 수도권 중진으로 원내에 복귀하게 됐다. 한 후보의 제명으로 흔들렸던 ‘현역 친한계’는 단숨에 20여명 수준으로 불어나며 무게감 있는 계파를 형성하게 됐다. 한 후보의 복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자연스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선 패배의 상황에서 한 후보의 원내 입성은 장 대표 리더십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이다. 당 안팎에선 부산의 유일한 민주당 지역구를 탈환하기 위해 무공천이나 단일화가 필수라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장 대표는 “승리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었다. 당 지도부는 선거 막판 한 후보 지지자의 조직적 위장전입 등 의혹을 두고 사실상 민주당과 협공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보수 승리보다 한동훈 낙선에 더 공을 들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당 일각에선 강성 당원의 지지를 기반으로 둔 장 대표 측이 ‘전 당원 재신임 투표’ 카드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등 중량급 후보가 장 대표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사실상 독자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지도부에 대한 평가로 직결하는 건 부당하다는 논리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오 후보나 박 후보가 당과 불협화음을 내지 않고 호흡을 맞췄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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