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초고속 심사제, 글로벌 기술시장 주도권 해법”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특허권의 빠른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지식재산처는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초고속 심사제도’를 도입해 기술확보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3일 정부대전청사 지재처장 집무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첨단기술 관련 특허권의 조속한 확보야말로 글로벌 기술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허권의 빠른 확보뿐 아니라 핵심 기술 및 ‘K-브랜드’의 강력한 보호,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대한 든든한 지원 역시 한국이 지식재산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지재처는 이와 관련해 주요 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보호 조치, 정부인증제 도입 등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다음은 김 처장과의 일문일답.
-초고속 심사제도 도입 이후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과거에는 특허를 하나 등록받으려면 보통 14.7개월이 필요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등 첨단기술 업계는 시장선점, 투자유치 등을 위해 특허 확보 속도가 더 빨라져야 한다고 꾸준히 목소리를 내 왔다. 지재처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 중인 초고속 심사제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심사 서비스다. 평균 1개월 만에 특허심사를 받을 수 있다. 제도 시행 이후 국내 대표 이차전지 수출기업의 특허가 단 19일 만에 초고속심사 1호 특허로 등록됐을 정도다. 이제는 국내 기업이 지식재산 확보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글로벌 첨단기술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순차적으로 대상 분야를 확대하겠다.”
-초고속 심사 대상 기술이 아닌 분야는 여전히 심사가 늦다는 지적도 있다.
“수출·첨단기술이 아닌 일반 기술 분야의 심사속도는 시장이 원하는 수준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심사 대기 기간 단축을 위한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법은 결국 심사관 증원이다. 2030년까지 심사관을 지속적으로 늘려 심사 대기 기간을 10개월대로 단축하고 양질의 심사서비스를 제공하겠다.”
-기술 유출을 막는 방안은.
“기술유출은 단순히 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쟁력과 안보까지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현재 기술유출의 범위는 반도체·이차전지 등 국가 핵심 산업부터 전투기·잠수함 등 방위산업까지 걸쳐 있을 정도로 넓어졌다. 수법도 매우 다양해져 설계도 등의 무단 반출, 인력 빼가기,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 정교하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이다. 지재처는 국내 유일의 기술수사조직인 ‘기술경찰’을 운영하면서 지난 1년간 총 334명의 기술유출·침해사범을 형사입건했다. 더욱 전문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기술유출 사건 전담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K-브랜드와 한류 편승상품에 관한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이다. K-브랜드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이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위조상품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 2024년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K-브랜드 위조상품의 글로벌 유통 규모는 약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위조상품 유통이 잦은 주요 수출국 70개국에 정부가 국가인증상표를 등록하면, 국내 기업은 제품에 국가인증상표를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원산지·품질·생산방법 등이 포함된 ‘증명표장’ 안에 QR코드를 삽입해 제품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해외 소비자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제품의 QR코드를 스캔해 진품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하반기에 인증상표 개발, 해외 출원 등을 마치고 8월 말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위조상품 유통 문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AI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위조상품 모니터링에 AI 기술을 도입해 감시 대상을 기존 8개국에서 115개국으로 대폭 확대했다. 관계 기관과의 협력도 강화됐다. 관세청·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과 함께 대응하면서 국경·접속·판매를 아우르는 3중 차단망을 구축했다. 덕분에 지난 1년간 48만건의 온라인 위조상품 판매를 차단할 수 있었다.”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중소기업을 위한 제도가 있는지.
“‘지식재산 금융’이 있다.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담보대출·보증·투자를 통해 혁신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지식재산 금융 잔액은 2024년 말 10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2조4000억원으로 14.8%나 성장했다. 지식재산이 지닌 높은 경제적 가치가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이 중 지식재산 투자의 경우 우수특허를 보유한 스타트업·중소기업에 대부분 몰려 있다. 즉 초기기업의 경쟁력 평가에 지식재산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혁신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 지식재산 금융을 더욱 늘리겠다. 또 지식재산 담보대출 은행을 인터넷·지방은행 등으로 확대하면서 지방기업에 대한 지식재산 금융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재처의 목표가 있다면.
“지난 1년간 지재처는 국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지식재산으로 연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렇게 모인 지식재산이 창업·사업화에 활용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수 지식재산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지재처의 목표다. 지식재산을 통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술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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