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대구·전북서 격전… 민심은 여야 지도부에 ‘옐로카드’
장동혁 지도부 실망감 반영 해석
전북 공천 파동에 지역 민심 갈려
“콘크리트 지지층의 경고 메시지”

6·3 지방선거에서 여야 전통 텃밭인 대구와 전북이 예상 밖 격전을 치르면서 승패를 떠나 양당 지도부를 향한 ‘옐로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와 초박빙 대결을 벌였고, 여당 안방인 전북에서는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상대로 우여곡절 끝에 승리했다. 두 지역 유권자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언제든 유권자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장을 보냈다.
3일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 대구시장 선거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49.9%,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9.1%를 기록했다. 격차는 0.8% 포인트에 불과했다. 이후 두 후보 간 득표율이 엎치락뒤치락하다 자정을 훌쩍 넘겨서야 추 후보 당선이 확실해졌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추 후보는 오전 3시30분 기준(개표율 79.05%) 53.13%의 득표율로, 김 후보(45.83%)를 7.3%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추 후보는 당선 인사를 통해 “많은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 성원도 보내주셨지만 따끔한 질책도 있으셨다”며 “그 모든 것을 가슴에 잘 담고 앞으로 시정을 수행하는 데 잘 녹이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낙선 인사에서 “선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승복한다”며 “개인의 패배이지 변화를 열망하는 대구 시민의 패배가 아니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김 후보가 선전한 배경은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대구는 선거 때마다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되면 “시장 자리는 떼어놓은 당상”이라고 할 정도로 보수 초강세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 대구 시민 사이에선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이 퍼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절윤’(윤석열과 절연) 거부 논란, 대구시장 공천 파동 등 보수 지지층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민심이 술렁였다.
장동혁 지도부는 책임론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지방선거가 시작된 이래 대구시장 선거에서 보수 계열 후보가 상대 후보와 접전을 벌인 사례는 없다. 당내에선 사실상 보수의 본거지가 함락당한 거나 다름없다며 지도부 사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남권 한 의원은 통화에서 “접전이 나온 자체가 뼈 아프고 우리가 완패했다고 봐야 한다”며 “보수가 궤멸 상태다. 장동혁 지도부는 더는 존재할 수 없고 보수가 재건돼야 하기 때문에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전북에서도 경고음이 울렸다. 출구조사 결과 전북지사 선거에서는 이원택 민주당 후보가 48.5%, 김관영 무소속 후보가 46.3%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2.2% 포인트에 불과해 초접전 양상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3시30분 현재 이 후보는 43만3061표를 얻어 51.3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35만1789표(41.75%)를 확보한 김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번 전북 선거는 정청래 지도부 공천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다. 현직 김관영 지사가 당내 공천 과정에서 배제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둘로 쪼개졌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등 중앙당 차원의 조직력을 총동원해 신승을 거뒀다. 민주당 한 호남권 의원은 “대구와 전북은 여야가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지역인데 오히려 가장 강한 경고 메시지가 나온 셈”이라며 “유권자가 보낸 특정 정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머물지 않겠다는 신호를 지도부가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원 박준상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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