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체코의 마법사 “손흥민 석달 해부…필승 봉쇄법 찾았다”

피주영 2026. 6. 4. 01:4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쿠베크 감독

“들러리 서려고 멕시코 가는 거 아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북중미 월드컵 첫 상대 체코의 미로슬라프 쿠베크(체코) 감독은 ‘예상 성적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체코(FIFA랭킹 41위)는 오는 11일 개막하는 월드컵에서 한국(25위), 멕시코(15위), 남아프리카공화국(60위)과 함께 조별리그 A조에 편성됐다. 체코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한국시간으로 12일 1차전을 치른다.

카리스마 넘치는 ‘마법사 할아버지’
1951년생으로 만 75세 ‘백전노장’인 쿠베크 감독은 체코 축구의 ‘소방수’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흔들리던 선수단을 단숨에 장악하고 월드컵 본선으로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체코는 지난 4월 유럽 PO에서 아일랜드와 덴마크를 모두 승부차기 끝에 꺾고 우승했다. 체코 국민들은 팀을 위기에서 구한 쿠베크 감독을 ‘마법사 할아버지’라고 부른다.

쿠베크 감독은 중앙일보와 단독 서면 인터뷰에서 “체코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건 20년 만이다. 준비 시간도 짧아 멕시코의 고지대 등 현지 적응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아무리 못해도 조별리그는 통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A조는 무척 까다롭다. 32강 토너먼트에 오르기 위해선 가시밭길을 통과해야 한다”면서도 “물론 쉬운 건 아니지만 한국, 멕시코, 남아공 모두 해볼 만한 상대라서 조별리그 통과가 꿈만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쿠베크 감독은 화려한 개인기보단 강한 압박과 탄탄한 조직력으로 수비를 두텁게 한 뒤 골을 노린다. 또 세트피스를 앞세운 간결한 플레이를 중시한다. 그는 “매 경기 처절하게 싸우겠지만 모든 경기를 다 이길 필요는 없다”면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데 필요한 승점만 챙기면 된다. 어느 팀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치고, 어느 팀을 상대로 숨고르기를 해야 할 지 철저히 따져서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털어놨다. ‘한국은 1승 제물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물론 1차전부터 승리를 노릴 것이다. 한국이 강하지만, 공은 둥글다. 축구에선 ‘절대 못 이길 상대’는 없다”고 강조했다.

3월부터 한국경기에 분석관 보내 철저 해부
한국과 경기에선 ‘에이스 손흥민(LAFC) 봉쇄’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손흥민이 얼마나 위협적인 공격수인지는 잘 안다. 그래서 철저하게 분석하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A매치(코트디부아르·오스트리아전) 기간 분석관을 파견해 손흥민과 주요 한국 선수들을 체크했다. 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였지만, 한국 경기력을 낱낱이 해부했다. 손흥민을 막을 방법을 찾아냈지만, 지금 공개하진 않겠다”고 전했다.

체코의 강점으로는 ‘강한 정신력’을 첫손에 꼽았다. 쿠베크 감독은 두 차례 승부차기를 이겨내고 기어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을 예로 들며 “현재 체코는 유럽축구선수권 4강에 올랐던 2004년 같지는 않지만 팀워크와 조직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경기를 지고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뒤집는 저력이 있다. 강인한 정신력이야 말로 우리의 가장 큰 무기다. 그런 점에선 한국 축구의 투혼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핵심 선수들도 소개했다. 쿠베크 감독은 “유럽 PO에서 승부차기를 두 차례나 막아낸 마체이 코바르시(에인트호번)와 주장이자 핵심 센터백인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울버햄프턴)가 수비의 핵심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크레이치는 득점력에 리더십까지 갖춘 팀의 전신적 지주”라고 칭찬했다.

공격 선봉으로는 스트라이커 파트리크 시크(레버쿠젠)를 강조했다. 시크는 2025~2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6골(득점 4위)을 터뜨린 유럽 정상급 골잡이다. 체코는 5일 과테말라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텍사스주 맨스필드 베이스캠프에서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에 돌입한다.

솔트레이크시티=피주영 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