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탈퇴한 WHO 최대 공여국 됐지만 역할 대체 어려워”

미국이 탈퇴하면서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최대 공여국이 됐지만, 미국의 빈자리를 채울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WHO는 미국의 분담금 미납과 탈퇴로 심각한 재정적 위기를 겪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중국이 2025-26 회계연도에 1억3800만 달러의 분담금을 납부해 WHO 예산의 20%를 조금 넘는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2024-25 회계연도에 비해 5000만 달러(57%) 증가한 수치로 각각 2~5위 공여국인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를 합한 것과 맞먹는다. 중국은 향후 5년간 WHO에 5억 달러를 추가 기부하겠다는 약속도 지난해 내놨다.
하지만 중국의 WHO 재정 기여도는 2024-25 회계연도에만 9억5800만 달러를 납부한 미국과 격차가 크다. 중국은 특히 의무분담금과 함께 WHO 재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발적 기여금에서 10위에 그쳤다. WHO 전체 예산의 절반 이상은 자발적 기여금으로 충당된다.
아틀라스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니콜라 라가치는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WHO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처럼 자발적 기여금에서도 1위에 올라야 하지만,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글로벌 문제에서 리더가 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자신의 능력 내에서 행동하려는 유교적 관념, 우선순위를 국내 목표 달성에 두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중국이 WHO를 지원하는 동시에 일대일로 참여국가들과 추진 중인 ‘건강 실크로드’ 등 다른 경로를 선호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WHO는 미국이 올해 초 탈퇴하면서 직원의 25%를 감축하고 2026-27 회계연도 예산을 53억 달러에서 42억 달러로 줄였다. 미국은 WHO에서 탈퇴하며 2024-25 회계연도 미납급 2억6000만 달러를 남겼지만, 납부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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