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부정행위 잡아라” 대입시험 앞둔 중국 ‘비상’

중국 교육당국이 오는 7~10일 치러지는 대학입학시험 ‘가오카오(高考)’를 앞두고 부정행위와의 전쟁에 나섰다.
특히 최근 널리 보급된 인공지능(AI) 스마트 안경이 신종 커닝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커지면서 수험생의 안경까지 샅샅이 검사하기로 했다.
3일 펑파이신문 등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교육 당국은 전날 수험생 유의사항 안내문을 통해 “시험장 보안검색 시 착용하거나 소지한 안경에 대한 별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공지했다.

이 같은 조치는 다른 지역에서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후베이성도 동일한 내용의 지침을 발표했으며, 상하이시 역시 안경을 쓴 수험생은 입실 전 감독관의 확인 절차에 응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푸젠성 당국은 아예 감독관 교육 과정에서 스마트 안경에 대한 각별한 경계령을 내리고 안경테 두께나 형태 등을 유심히 살필 것을 지시했다.
당국이 이처럼 안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최근 중국 내 AI 스마트 안경 시장의 급속한 성장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AI 안경은 단순한 시력 보정 기능을 넘어 실시간 번역, 음성 인식 비서, 사진 및 영상 촬영, 정보 검색 등 첨단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특히 일부 최신 기종은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아도 자체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어, 시험장 내 외부 통신이나 답안 검색 등 부정행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매년 약 1300만명이 응시하는 가오카오는 중국에서 국가 중대사로 취급된다. 시험 기간에는 경찰 병력이 시험지 호송 작전을 펼치고, 각 고사장에는 안면인식 시스템과 전파탐지기 등 각종 첨단 장비가 배치된다.
그럼에도 무선 이어폰, 초소형 카메라, 개조형 휴대전화 등을 동원한 지능형 커닝 범죄가 끊이지 않자, 이제는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전반으로 감시망을 넓힌 것이다.
중국 교육부도 전날 경고문을 통해 휴대전화, 스마트워치는 물론 스마트 안경을 시험장에 반입할 경우 부정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못 박으며 정정당당한 응시를 당부했다.

아울러 중국의 주요 AI 기업들도 부정행위 방지에 동참하고 나섰다. 관영 중국중앙TV(CCTV) 보도에 따르면 주요 AI 플랫폼 운영사들은 시험 기간 중 문제지를 촬영해 답을 구하거나 자동 답안을 생성하는 기능을 일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주요 AI 업체들은 CCTV를 통해 “플랫폼 자체는 정상 운영되지만, 시험과 관련된 일부 기능에는 특별 통제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최첨단 AI 기기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중국의 가오카오 고사장이 단순한 ‘부정행위와의 전쟁’을 넘어 ‘기술과의 첨단 기술전’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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