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60대 신장이식 많다는데…가장 많은 기증자는 누구

신성식 2026. 6. 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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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 김영훈 교수(오른쪽 첫째)가 말기콩팥병 환자의 신장이식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만성콩팥병 5기로 투병 중이던 58세 신모씨는 5월 20일 아내의 신장을 이식받았다.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아 ‘부적합 유형’으로 분류됐지만, 이를 해결하는 기법을 적용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환자는 서울아산병원이 8000번째 집도한 신장 이식 수술이다. 국내 8000건 이식 수술은 서울아산병원이 처음이다.

만성콩팥병은 1~5단계로 구분하는데, 5기는 콩팥의 기능이 없는 말기 상태이다.

이 병원은 이식 통계를 분석했다. 2000~2025년 이식 환자 2095명 중 50대가 31.9%로 가장 많다. 2010년 이후 이 비율이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60대 비율은 크게 증가했다. 2020~2025년 23.6%로, 10년 전 11.6%의 두 배로 뛰었다. 이식 환자의 평균 연령도 10년 전 47세에서 52세로 올랐다.

8000건 중 살아있는 이의 신장을 기증받은 수술이 6312건, 뇌사자 신장이식이 1688건이다.

이식 환자의 생존율(이식한 신장이 잘 기능해 투석이나 재이식이 필요하지 않은 비율)은 1년 98.5%, 5년 95%, 10년 88.5%, 15년 80.1%이다. 세계적 수준이라고 한다.

기증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거나 조직 적합성 검사 결과가 좋지 않으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한 후 이식한다. 혈액형 부적합 이식이 1315건이다.

로봇 수술이 이식에 많이 활용됐다. 200건 넘는다. 개복 수술과 치료 성적에 차이가 없다고 한다.


신장 제공자, 배우자>형제·자매…여성이 남성보다 많아

생존자 신장 이식에서 신장을 가장 많이 제공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배우자이다. 앞에서 예를 든 두 부부도 그랬다.

장기이식통계연보(2024)에 따르면 그해 생존자 신장 이식은 1060건이다. 배우자가 신장을 기증한 경우가 469건이다. 44.2%이다.

다음으로 많이 제공한 사람은 형제·자매이다. 195건이다. 의외로 형제간 기증이 많다는 뜻이다.

신장 이식이 가장 많은 연령대가 50, 60대이다. 이들이 태어날 때 출산율이 높았다. 형제가 2명 이상이다. 형제간 공여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러나 1984년생(42세)에 1명대로 떨어졌다. 형제간 공여 여지가 시간이 갈수록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생존자 신장 이식 1060건 중 여성 기증자가 639명(60.3%)으로 남성보다 많다. 이는 신씨처럼 아내가 남편에게 신장을 제공한 경우가 더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남편이 기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60대 남성 A씨는 올해 초 아내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만성콩팥병 치료를 받아오던 아내의 병세가 악화했고, 의료진이 “이식 외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권유하자 본인이 나섰다.

A씨의 신장은 다행히 별문제가 없었다. 하나를 떼줘도 나머지 하나가 기능을 하는데 이상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혈액형이 달랐지만, 이 점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식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아내는 곧 건강을 되찾았다.

배우자-형제 다음으로 신장을 제공하는 이는 부모(186건), 자녀(167건) 이다.


간 기증은 자녀>배우자

간은 좀 다르다.

2024년 생존자 간 이식 920건 중 기증자가 자녀인 경우가 575건(62.5%)으로 가장 많다. 배우자가 149건이다. 배우자가 간을 제공하고 싶어도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신장 이식이 늘어나는 이유는 고혈압·당뇨병 증가, 고령화 탓이다. 만성콩팥병은 초기 증세가 별로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이로 인해 악화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신장 투석, 이식이라는 최후 치료 수단에 의존하는 환자가 증가한다. 환자의 고통과 사회적 부담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체계적 관리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다. 심뇌혈관질환법으로 대응하지만 ‘맞지 않는 옷’ 격이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올해 2월 만성콩팥병관리법안을 발의했다.

국가 종합계획 수립, 환자 등록 및 연구, 치료비 지원, 인공신장실 인증제 도입 등을 담고 있다. 만성콩팥병을 체계적으로 예방·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효율적인 예방·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골자다.

대한신장학회 등 전문가가 나서 이 법률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 무관심으로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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