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로 ‘목회 비서’ 만들어 나누는 동네 목사는?
“작은교회 목회자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기를…”

교회학교 예배가 끝나면 매 주일 ‘종이 출석부’와의 사투가 벌어진다. 손으로 적은 출석부를 한데 모으는 일부터 결석생 확인과 성경 읽기, 암송 등을 기록하는 일까지 일일이 교사의 손을 거쳐야 한다.
규모가 큰 교회들은 자체 앱을 구축하거나 온라인으로 교회학교 행정을 처리하지만 규모가 작은 교회들에는 그림의 떡과도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교회 규모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코딩 전문가가 아닌 동네 교회 목사가 생성형 AI를 활용해 교회를 위한 맞춤형 앱과 설교 작성 도우미를 개발해 화제다.
최근 앱스토어에 공개한 ‘또만나’는 선우준(44) 서울 은평구 행복한교회 목사가 만들었다. 앱 마켓에 등록한 지 열흘도 되지 않은 이 앱은 교회학교 교사와 학생을 위한 ‘모바일 교회학교 도우미’다. 장기적으로 어린이집 온라인 알림장인 ‘키즈 노트’의 교회 버전으로 확대할 계획도 있다. 이 앱은 조만간 안드로이드 마켓에도 등록한다.

‘또만나’에는 달란트 시장 관리나 성경 읽기, 말씀 암송, 기도 제목 나눔 등 아이들이 수행한 미션과 목표를 반별로 기록하며 통계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놀라운 점은 이 앱이 개발자의 손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선우 목사는 3일 은평구의 교회에서 “기획안만 가지고 AI 에이전트인 ‘클로드 코드’와 ‘코덱스’를 활용해 만들었다”면서 “제가 말로 앱의 의도를 설명하면 AI가 알아서 코드를 짜주는 ‘바이브 코딩’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선우 목사의 AI 실험은 행정을 넘어 설교 작성 도우미로까지 이어졌다. 설교 준비를 돕는 AI 기반 플랫폼 ‘로아스(Roahs.net)’도 그의 작품이다.
선우 목사는 “생성형 AI가 확산하면서 ‘AI 설교 대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면서 “로아스는 전통적인 설교 집필 과정을 거쳐 한 편의 설교를 완성하도록 돕는 설교 전문 비서”라고 소개했다.

목회자가 설교 본문을 정하면 관련 연구·참고 자료를 찾아주고 설교 초안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컴퓨터 조작이 서툰 목회자도 쉽게 쓸 수 있도록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을 갖춘 게 장점이다. 본문의 배경과 본문 관찰, 원어 분석 등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목회자의 설교 아이디어를 축적하는 기능도 있다. 평소 책을 읽거나 공부하던 중 얻은 인사이트를 로아스에 메모 형식을 남길 수 있고 나중에 설교 집필 시 이 자료를 인용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나는 잊어도 로아스가 기억하는 셈이다.
이 서비스도 현재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선우 목사는 “수익을 창출할 생각은 없지만 교회가 작아 서버 비용 등을 전부 부담하기 어려워 차츰 사용자가 늘면 부득이 유료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향후 자신의 설교 영상을 올리면 자동으로 유튜브 쇼츠 등 숏폼 콘텐츠로 가공해 주는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우 목사는 “AI를 목회의 편리한 동반자이자 비서로 활용하고 싶어 이런 서비스를 개발했다”면서 “작은 교회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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