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일본 덮친 ‘6월 태풍’…열도 전역에 비상 걸렸다

유성운 2026. 6. 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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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일본 도쿄 인근 요코하마에서 태풍 장미로 인한 강한 바람과 비를 뚫고 한 시민이 우산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제6호 태풍 ‘장미’가 3일 오전 일본에 상륙했다.

태풍이 관통한 와카야마현에는 사상 첫 ‘레벨 5 범람 특별경보’가 발령됐고, 도쿄 일부 지역에서도 범람 위험경보가 잇따르며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열도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6월에 태풍이 일본 본토에 상륙한 것은 14년 만으로, 1951년 통계 작성 이래 네 번째로 이른 상륙이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장미는 이날 오전 4시 30분쯤 와카야마현 남부에 상륙해 시속 40㎞ 안팎의 빠른 속도로 동진했다. 정오 무렵에는 이즈오시마 남서쪽 해상을 통과했다. 기상청은 4일 자정쯤 간토 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가며 사실상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이 관통한 지역에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미에현 오와세시에서는 24시간 강수량이 519.5㎜에 달했고, 도쿄 도심에서도 12시간 강수량이 158.5㎜를 기록해 1976년 이래 6월 최다를 경신했다.

피해와 혼란도 잇따랐다. 도쿄 도심을 흐르는 메구로강과 간다강 등에 범람 위험경보가 내려졌고, 미에현 등에서는 주민 대피 지시가 발령됐다. 오키나와에서는 강풍에 가로수와 전봇대가 쓰러지고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선 복구 작업 중이던 남성 2명이 감전돼 1명이 의식불명에 빠졌다.

교통도 차질을 빚었다. 태풍이 규슈에서 간토로 북상하면서 간사이·주부·하네다·나리타 등 주요 공항을 발착하는 항공편이 잇따라 결항됐고, 일본 대동맥인 도카이도 신칸센도 첫차부터 오전 시간대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태풍이 평일 아침 출근·등교 시간대를 정통으로 강타하면서 도쿄 고토구 등 일부 지자체는 이날 관내 초·중학교와 유치원에 휴교·휴원 조치를 내렸다. 수도권 일대 직장에서는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일본 기상청은 산사태, 저지대 침수, 하천 범람, 높은 파도를 철저하게 경계하도록 촉구하고 강풍에도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태풍을 이례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 시기 태풍은 대개 일본 열도를 비켜 가는데, 이번엔 본토 직격 코스를 택했기 때문이다. 일본 본토에 6월 태풍이 상륙한 것은 1951년 이후 11차례뿐이며, 직전 사례는 2012년이었다.

특히 올해는 일본 근해 해수온이 평년보다 1~2도 높아 대기 중 수증기량이 늘면서 태풍 세력이 강해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돼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민간 기상업체 웨더뉴스도 2일 자체 AI를 이용한 분석을 통해 올해 태풍 발생 수를 평년 수준(25개)보다 많은 28개로 전망했다. 일본에 접근하는 태풍도 ‘장미’를 포함해 14개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도쿄=유성운 특파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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