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 父子, 아버지 잃고 아들 잃었다

신원이 확인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화재 사망자 5명 중 2명이 부자(父子)가 함께 회사에 재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 대전 유성구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폭발 화재로 숨진 50대 직원의 아들과 입사 96일차에 변을 당한 20대 비정규직 직원의 아버지가 같은 대전사업장에서 근무했다. 부자가 한 직장에 다니다 한 가족은 아버지, 다른 한 가족은 아들을 잃었다.
이날 시신을 인도받은 유족은 유성선병원에 시신을 안치하고 장례식장 각 호실을 빈소로 배정받았다. 각 빈소엔 근조기와 장례용품이 도착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사측과 장례 일정 등 협상이 결렬되면서 대부분 대전시 유성구에 마련한 숙소로 돌아갔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10시40분쯤 장례식장을 찾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에게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한 유족은 “관성인지 타성인지 뭘 알고 작업을 한 것이냐. 지옥 불에 집어넣은 거 아니냐”고 했다. 이어 “2018년, 2019년 사건 당시에도 합의가 지연됐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경험(과거 중대재해 사망)이 있는 거 아니냐”며 “재발 방지 대책은 지난번과 어떻게 다르냐”며 “회사 입장, 명확한 대책을 보여달라”고 했다.
또 다른 유족은 “유족들이 조건을 제시하기보다 회사가 먼저 생각하고 있는 방안을 설명해달라”며 “합당한 제안이면 생각해볼 테니 먼저 제안을 해달라”고 했다. 이른 오전부터 빈소에서 대기하던 유족들은 대화 도중 언성을 높이다가도 맥이 빠지는 듯 흐느꼈다. 손재일 대표는 “정말 죄송하다. 최대한 사고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유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전 유성구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유족 대표를 선임하고 합동분향소를 구청 본관 로비에 설치(장소 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문은 오는 5일 오전부터 가능하다.
유성구는 과장급을 팀장으로 사망자 각각 유족을 지원하는 전담팀을 꾸리고 공무원들을 배치했다. 유족 별 빈소가 배정된 유성선병원 장례식장엔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지사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의 활동가들이 심리 지원을 위해 대기 중이다.

손성배·곽주영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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