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도구로 써먹어” 브런슨 ‘단검’ 발언 파고드는 北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이른 바 ‘단검’ 발언에 대해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을 대중국 억제에 유용하게 써먹으려는 기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브런슨 사령관의 해당 발언으로 한·미 간 긴장이 조성되자 이를 파고드는 북한의 전형적인 갈라치기 수법으로 풀이된다.
“즉흥 주장 아냐” 전략적 유연성 비판

논평은 또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한·미 연합연습, 미 7공군의 MQ-9 리퍼 제431원정정찰대대 창설 등을 열거하면서 이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와 연계했다.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미한(한·미) 사이의 핵잠수함 협력과 핵 및 재래식 무력 통합도 결국에는 지역에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보장하는 한편 한국을 대중국 억제에 유용하게 써먹으려는 기도”라면서다.
이어 “미한 동맹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군사적 긴장 도수를 더욱 높이고 항시적인 불안정을 조성하는 근본 요인”이고, 미·중 경쟁 격화로 한국이 “제2의 우크라이나와 같은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한·미 갈라치기·남남갈등 유도
앞서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 육군 전쟁대학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심장부에 꽂힌 단검(dagger)”이고, 일본은 “방패(shield)”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청와대는 “최근 브런슨 사령관의 일련의 대외 발언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사령관의 특정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직접 입장을 낸 것 자체가 이례적이어서 사실상 유감 표명이란 해석을 불렀다. 이처럼 한·미 간 긴장감이 감돌자 북한이 이를 파고들어 한·미 간 틈새를 넓히고 남남 갈등까지 노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논평에서 “미국의 기도는 기필코 주변대국들의 안전상 우려를 유발시킬 것”이며 “그를 상쇄하기 위한 협력 강화를 추동하게 될 것”이라고 한 대목은 중국을 의식한 발언으로 볼 여지가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분위기 조성 차원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북·러를 넘어 북·중 간 군사적 협력을 정당화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이날 개인 명의 논평으로 수위를 낮춘 것도 중국을 고려한 것일 수 있다. 앞서 주한 중국대사관이 지난달 28일 브런슨 사령관의 단검 발언을 비판하는 입장문을 낼 때 대변인의 문답 형태로 수위를 조절했던 것과 맥이 닿아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선 같은 달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직후란 점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진핑 방북 준비 동향…中화물기 평양 이동
한편, 시 주석의 방북 임박 정황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의 평양행 항공편이 기존 128석 규모의 보잉737에서 에어버스 A330(237석 규모)으로 바뀌고, 지난 1일 오전엔 에어차이나에서 추가 편성된 것으로 추정된 화물기가 베이징서 평양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을 앞두고 수행단과 준비 물자를 수송하는 움직임일 수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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