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도구일 뿐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 하버드대 교목이 전한 AI시대 승리 비결
이 교목, “서울 중심 사고 버려라” 당부하기도

2일 부산외국어대(장순흥 총장) 채플 시간은 열기로 가득 찼다. 이날 강사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교목으로 활동 중인 이금하(Dr. Rebekah Kim) 박사. 채플실 입구부터 가득 찬 학생들은 ‘AI : 친구인가 적인가(AI : FRIEND OR FOE?)’라는 현수막 아래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본격 강연에 앞서 채플의 무대는 예술적 영감과 신앙 고백으로 채워졌다. 하버드 MIT 웰슬리 보스턴칼리지 유펜 조지타운 터프츠 등 미국 유수의 명문 대학에서 모인 ABSK(Asian Baptist Students Koinonia) 소속 대학생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오늘 우리를 깨우소서(Awaken Us Today)’라는 곡을 합창했다. 이어 대니얼 한 전도사가 바이올린으로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연주했다. 선율에 담긴 웅장함은 AI라는 차가운 기술적 주제를 다루기 전, 인간만이 가진 감성과 신앙의 깊이를 학생들의 가슴에 새겼다.

이어 강연 서막을 여는 실시간 소통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ABSK 소속 기상우 학생의 사회로 온라인 플랫폼 ‘슬라이도(Slido)’를 활용한 설문조사가 시작됐다. 기상우 학생이 ‘AI 판결단’이라는 흥미로운 화두를 던지자 학생들은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투표에 임했다. 첫 번째 질문인 축구 경기 ‘AI 심판’ 도입에 대해서는 응답자 82%가 ‘친구’를 선택하며 판정 공정성에 높은 기대를 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 사례인 ‘AI 병원 시스템’으로 넘어가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AI가 환자의 상태를 미리 예측해 생명을 구한 성과도 있었으나 불필요한 수술을 권할 뻔한 오류 사례가 소개되자 52% 학생들이 AI를 ‘적’으로 규정했다. 생명과 직결된 영역에서 기술의 효율성보다 오류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두려움이 설문에 그대로 나타났다.

이러한 학생들의 선택을 바탕으로 강단에 오른 이 박사는 AI 시대의 본질적인 질문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AI가 스스로 오류를 수정하며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특이점(Singularity)’ 시대를 언급했다. 구글의 AI 개발자 제프리 힌튼조차 기술의 위험성을 경고했다는 점을 짚었다. 이 박사는 “AI는 결국 땅에 속한 존재이자 인간이 부리는 도구일 뿐이지만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아 세상을 다스리라는 명령을 받은 존엄한 존재”라고 선포했다.
이 박사는 급변하는 직업 시장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는 것이 유일한 해법임을 강조했다. 이어 “세상이 뒤집히는 변화가 오더라도 하나님을 의지하며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당당함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노아의 홍수와 바벨탑 사건을 인용하며 인간의 오만이 초래할 영적 위기를 경고하는 한편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충성된 삶을 살 것을 당부했다.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은 이번 강연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며 교육자로서의 소신을 밝혔다. 믿지 않는 학생들에게 채플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장 총장은 “채플은 특정 종교의 주입이 아니라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대신하는 시대일수록 학생들은 절대자 앞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해야 한다. 신앙이 없는 학생들도 이 시간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실천적인 사랑의 말씀을 삶의 나침반으로 삼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은송(19) 글로벌자유전공학부 1학년 학생은 “AI를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보았는데 기독교적 관점에서 AI를 동반자로 삼고 하나님 안에서 평안을 누리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기술을 사용하는 주체적인 인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금하 박사는 국민일보와 만나 자신의 대학 시절 부산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감동을 회상했다. 그녀는 서울 중심의 발전으로 인한 지방 청년들의 소외감을 안타까워하며 “부산의 청년들아, 하나님과 연결된 너희는 어디서든 세계적인 인물이 될 수 있다. 서울 사람들에게 절대 기죽지 말고 하나님의 은총 속에서 놀라운 열매를 맺으라”고 격려했다.
행사는 채플에 이어 오후 6시부터 영화 ‘반지의 제왕’ 상영회로 이어졌다. 이 박사는 영화 속에 숨겨진 기독교적 가치관을 직접 해설하며 학생들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 AI 시대라는 거대한 문명의 전환점 앞에서 부산외대 학생들은 하버드대 교목의 메시지와 예술적 감동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인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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