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SDI·SDS…질주하는 삼성後자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6. 6. 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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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만 잘나가는 게 아니다

코스피 질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가 동반 강세를 보인다. 반도체·전력·배터리·플랜트 등 시장 핵심 테마에 고르게 포진한 영향이다.

그동안 투자자 관심은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이제는 온기가 삼성전기· SDI·SDS·E&A 등 주요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그 외 AI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크지 않은 바이오·중공업·금융까지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전반의 성장 동력이 주목받는다. 이에 삼성그룹주를 집중적으로 담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다수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연합뉴스)
삼성전기, 메모리 호황 수혜

삼성SDI, 전기차 회복에 ‘방긋’

삼성전자는 그룹 전반의 주가 흐름을 이끄는 핵심 축이다. AI 메모리 반도체 장기 호황 기대감이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다. 실적이 주가를 견인하는 중이다. 삼성전자 실적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진다. 5월 28일 기준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 추정한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350조원이다. 지난 1월 추정치는 158조원이었다. 4개월 만에 2배 이상 눈높이가 높아졌다.

주가 상승 기대감도 높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평균 38만8000원이다. 26%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성과급 우려에도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여전히 에이전틱 AI 수요 확대 기대감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그룹주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삼성전기다. AI 서버 투자 확대 수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삼성전기는 지난 한 달 동안 주가가 2배가량 급등하며 삼성그룹 계열사 중 가장 강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그동안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부품주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AI 인프라 핵심 부품사로 시장 평가가 달라졌다. AI 서버 확대 과정에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등 고사양 부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단기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그럼에도 주가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에는 삼성전기 주가가 200만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5월 들어 다올투자·신한투자·KB·SK증권이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200만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특히 다올투자증권은 가장 높은 230만원을 목표주가로 내걸었다. 김연미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MLCC와 FC-BGA 동시 호황 수혜를 받는 회사”라며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실리콘 캐패시터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 실적과 배수(멀티플) 추가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한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삼성SDI 역시 분위기가 달라졌다. 최근 3개월간 주가가 40% 가까이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업황 우려가 완화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해석한다.

최근 금리 상승 우려에도 증권가는 여전히 삼성SDI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다. 최근에는 100만원대 목표주가도 속속 등장한다. 미래에셋증권과 상상인증권은 삼성SDI 목표주가를 100만원으로 제시했다. 50~60%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은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주요 전기차와 ESS 차기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이 높은 구간에 진입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삼성E&A·SDS 존재감 확대

물산·중공업·바이오·금융까지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한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역시 존재감을 키운다. 삼성전자 반도체 증설과 중동 투자 재개 기대감이 동시에 반영된 삼성E&A는 최근 3개월 사이 주가가 40% 이상 올랐다. 과거 삼성E&A는 국제유가와 중동 발주 흐름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플랜트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공장 증설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오른다. 반도체 공장에는 대규모 클린룸과 전력·배관·인프라 설비 공사가 필수다.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확대가 삼성E&A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내부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중동 지역 수주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동 수주가 확보될 경우 주가가 30~45%가량 오를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삼성E&A 목표주가는 평균 6만6794원이다. 현대차증권은 가장 높은 7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E&A는 반도체 업황 호조와 투자 확대 기조로 직접적인 2차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이라며 “특히 그룹사 물량은 매출화 속도도 빠른 편”이라고 설명해다. 이어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중동 재건 수주 기대감이 여전히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다”며 “중동 지역 첫 수주 관련 소통이 시작되면 실적 추정치가 높아지며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S 역시 AI 시대 수혜주 후보로 거론된다. 생성형 AI 도입이 확산되며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삼성그룹 내부 AI 투자 확대 역시 삼성SDS 입장에서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단순 IT 서비스 기업을 넘어 AI 운영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향후 투자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SDS는 지난 4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2조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를 활용해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고 국내외 AI·IT 서비스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삼성SDS 주가 변동성이 작았던 배경은 6조5000억원 규모 쌓아둔 현금 활용 방안에 대한 소통이 미미했던 탓”이라며 “지난 4월 CB를 발행하며 향후 현금 활용 방안을 밝힌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AI 설비투자 확대 수혜가 중앙 데이터센터에서 기업 내부 시스템과 주변 환경까지 확대되는 흐름”이라며 “중장기 관점에서 클라우드와 AI 서비스 회사의 한국 데이터센터 수요가 확대되면 저평가된 삼성SDS 주가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외 계열사 역시 시장 관심이 높아진다.

삼성물산은 그룹 지배구조 핵심 축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 지분가치 상승에 따라 주가가 동행하는 흐름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아직 태양광·원전·소형모듈원전(SMR) 수소 등 에너지 사업 경쟁력이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2분기 이후 반도체·첨단 산업 중심으로 건설사업부 실적 회복도 주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삼성물산 목표주가를 60만원으로 제시한 김승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투자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원전 수주 추진과 래미안 수주 성장, 미국 태양광 운영 사업 추진 등 주가를 견인할 소재가 풍부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 또한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 확대와 에너지 운송 수요 증가 수혜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고부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글로벌 발주가 이어지고 있으며, 카타르·미국·아프리카 중심으로 LNG 인프라 투자 확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조선 3사 중 해양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 경험과 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경쟁력이 삼성중공업 강점”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친환경 선박과 고사양 선종 확대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최근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투자 매력이 크다고 분석한다. 국내 증시 쏠림 심화로 바이오 업종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데다, 노조 파업 우려까지 겹치며 투심이 악화됐다. 하지만 실적은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홍가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대비 주가가 30%가량 하락했지만 1분기 영업이익률은 46%로 견조한 수익성을 입증했다”며 “하반기 5공장 가동이 본격화되고 미국 공장 매출을 반영하면 이익 성장은 앞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 계열사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이 핵심이다. 삼성생명은 1분기 기준 삼성전자 지분 8%를 보유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지분 가치가 늘며 자산 재평가 기대감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증권업 호황에 힘입어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 회사가 자기자본 8조원을 달성하면 주주환원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배당 성향이 높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모두 투자 매력이 높다”며 “삼성생명은 연말 삼성전자 특별배당금을 기대해볼 만하고, 삼성증권은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 출시로 국내 외국인 직접투자 확대 시 추가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금 몰리는 삼성그룹주 ETF

반도체 상품 대비 분산 효과 커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전반이 동반 강세를 보이자 삼성그룹주에 집중 투자하는 ETF로 자금이 몰린다. 지난 한 달 사이 1조원 이상 자금이 삼성그룹주 ETF로 유입됐다. 반도체·2차전지·금융·조선·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을 동시에 담을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대표 상품으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그룹’,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삼성그룹’,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삼성그룹섹터가중’ 등이 있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이 29%로 가장 높은 KODEX 삼성그룹 ETF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비중이 다른 상품 대비 크다. 5월 27일 기준 삼성전자를 33%, 삼성전기를 20% 담았다. 두 종목을 합한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그 덕분에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주가 상승 수혜를 가장 크게 받았다.

TIGER 삼성그룹 ETF 역시 삼성전자 비중이 33%로 크지만, 그 외 계열사는 균형 있게 편입하는 전략을 쓴다. 삼성전기(17%), 삼성물산(13%), 삼성SDI(10%), 삼성생명(8%) 등 비중이 비교적 크다. 그만큼 리스크 분산 효과가 크고 여러 업종 수혜를 고루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ACE 삼성그룹섹터가중 ETF는 설계가 다르다. 삼성전자에 25% 상한을 두고, 나머지 종목은 코스피200 내 업종 비중에 맞게 배분했다. 예를 들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험 업종으로 묶여 코스피200 내 보험 업종 비중에 맞게 합산 배분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도 마찬가지로 바이오·헬스케어 업종 비중으로 함께 계산된다. 코스피200이 반영하는 시장 전체 균형을 삼성그룹 계열사만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주 ETF는 단일 그룹으로 유일하게 한국 경제 전 산업군을 포괄한다”며 “개별 종목 투자와 비교해 삼성그룹주 ETF 투자는 분산과 편의성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바이오·조선·2차전지 등 서로 다른 업황에서 해당하는 종목들이 포트폴리오 내 자연스럽게 순환하며 성과를 만든다”고 소개했다. 이어 “단, 완전한 분산 투자가 아니라 삼성그룹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라는 점을 투자자는 기억해야 한다”며 “그룹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발생하면 모든 종목이 동시에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62호(2026.06.03~06.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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