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의사 맞나요?”… AI 광고 범람에 규제 강화

이누리 2026. 6. 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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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물 광고’ 표시 의무화
딥페이크·가짜 후기도 관리해야


“이 사람 진짜 의사인가요, 아니면 인공지능(AI)인가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건강기능식품 광고에 등장하는 인물이 실제 전문가인지, AI가 만든 가상 인물인지 확인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다. 생성형 AI 기술 발달로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광고가 늘어나면서 정부도 체계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관련 규제가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어 통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I와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가짜 의사 광고, 전문가 사칭 광고, 조작된 전후 비교 광고 등을 신속히 삭제·차단할 수 있게 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 개정안이 2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전날 공정위도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 지침’을 개정·시행했다. 앞으로는 AI로 생성한 가상 인물이 등장하는 광고에 ‘AI를 기반으로 생성된 가상 인물이 포함된 게시물입니다’와 같은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AI 광고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인터넷광고협회(IAB)가 지난해 7월 발간한 ‘2025 디지털 비디오 광고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광고주의 85%는 이미 생성형 AI를 광고 제작에 활용하고 있거나 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서울우유 등 주요 브랜드들이 AI로 만든 가상 모델을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

이번 개정을 통해 AI 기반 광고에 대한 관리 체계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광고에 가상 인물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표시하는 것만으로는 광고주의 책임이 면책되지 않는다. AI 가상 인물이 특정 상품을 직접 사용하거나 체험한 것처럼 소개했는데 실제 경험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다면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판단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 오인과 구매 왜곡이 인정될 경우 관련 매출액의 최대 2%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광고 관리 체계가 유형별로 여러 법령과 부처에 분산돼 있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공정위의 심사지침은 AI 가상 인물을 활용한 광고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딥페이크 영상, AI 음성, 생성형 이미지 등 다른 유형의 AI 콘텐츠는 인공지능기본법과 정보통신망법 등 별도 법령에 따라 관리된다.

통합적인 기준과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AI 기술은 광고·전자상거래·정보통신망 등 여러 영역이 혼합돼 있다 보니 관련 역할도 여러 부처에 걸쳐 있다”며 “어느 한 부처가 총괄하는 상태가 아니라 정책·규제·모니터링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쉽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AI 생성물 전반에 대한 규제 체계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AI로 생성한 유명인의 디지털 모사물을 광고·영화 등에 활용할 때 적용되는 ‘디지털 모사권’ 관련 연방 법안이 발의됐다. 유럽연합(EU)도 오는 8월까지 모든 AI 생성물에 관련 표시를 부착하도록 하는 규정을 확정했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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