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함께 할 일 많다”…한국 기업만 불러 AI 깐부 회동

이우림, 강광우 2026. 6. 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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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최대 규모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에 참석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기업들과 연쇄 회동을 가지며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 주도권을 쥔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생태계 구축을 앞두고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낙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SK하이닉스는 전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황 CEO를 비롯한 양사 고위 경영진이 대만 현지에서 별도의 회동을 가졌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자사의)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516조원) 달성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라며 “그동안 AI 메모리 분야에서 함께 이뤄낸 압도적인 성과를 되새기고, 향후 AI 인프라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황 CEO는 최 회장과 만난 뒤 엔비디아가 컴퓨텍스 기간 최초로 주최한 한국 기업 전용 행사인 ‘코리안 파트너 나이트’ 만찬에 참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LG·두산로보틱스·네이버클라우드와 AI 스타트업 등에서 30여 명의 국내 기업 관계자가 총출동했다. 젠슨 황 CEO는 2시간가량 이어진 만찬 내내 한국 경영진과 스킨십을 이어가며 기술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우리 생태계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칩·D램·과학·로보틱스·AI 팩토리 등 함께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엔 똑똑한 기업이 많고 기술력이 뛰어나다. 항상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며 “로보틱스 분야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에 공을 들이는 배경은 차세대 AI 생태계의 방향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황 CEO가 구상하는 다음 단계는 현실세계에서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해 움직이는 ‘피지컬 AI’의 대중화다. 자율주행차, 산업 현장과 일상 속 휴머노이드 등 사람이 활동하는 현실의 물리적 공간에서 AI 소프트웨어가 활용되는 시대다. 이를 위해선 한국의 강력한 제조 기반이 필수적이다. 한국은 초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삼성·SK)부터 자동차(현대차), 가전(LG), 로봇(두산)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차세대 AI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하면서 AI 플랫폼 파트너로 떠올랐다.

황 CEO의 ‘한국 러브콜’은 오는 4일 예정된 방한 기간 더 구체화할 전망이다. 그는 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서울 성수동에서 ‘제2의 깐부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에는 LG 트윈타워, 현대차 양재 사옥, 네이버 사옥을 찾아 수장들을 만난다. 같은 날 서울대학교도 방문한다. AI 연구원과 로보틱스 연구소를 둘러보고 학생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를 갖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7개월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 건 엔비디아의 한국 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준다”며 ▶피지컬 AI 생태계 확대 ▶메모리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 등 AI 인프라 부품의 공급 안정성 확보를 목표로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우림·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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