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4명 뿐인 희귀병…생후 2개월 하랑이의 시련

이에스더 2026. 6. 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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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4번째, 국내 첫 ‘OOHE 증후군’ 진단을 받고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하랑이. [사진 가족]

생후 2개월인 오하랑 군은 태어난 지 며칠 안 돼 심한 설사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처음엔 급성 장염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아이는 수유를 할 때마다 설사를 했고 눈도 뜨지 못할 만큼 상태가 악화됐다.

의료진은 정밀 유전자검사(전장엑솜검사)를 권했고, 그 결과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진단명은 ‘OOHE 증후군’. 국내에서는 처음, 세계에서 14번째로 확인된 희귀질환이다. 골격과 청각, 간, 장 등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엔데, 하랑이의 경우 청각과 간, 장에 이상이 나타났다. 특히 장의 상태가 나빴다. 주치의 서울대병원 김예지 입원전담전문의는 “장점막의 미세융모 구조가 손상돼 음식물을 섭취해도 영양 흡수가 안된다”라고 설명했다. 목 아래 혈관에 연결한 중심정맥관으로 하루종일 영양 수액(TPN)을 맞고 있다.

곧 퇴원할 예정이지만, 가족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집에서도 수액을 달고 살아야 하는데 수액 라인을 하루 한 번 교체·소독해야 하고, 2~3일에 한 번은 외래 진료를 해야 한다. 의료기기, 약 등 의료비가 월 500만원 이상 든다. 현재 병원 사회복지실에서 후원을 연계해줘 일부를 충당하지만, 병원 문을 나서면 이마저 받지 못한다.

가족이 기댈 공적 지원은 거의 없다. 희귀질환자의 경우 의료비의 최대 90%를 지원하는 산정 특례제도가 있지만, 하랑이는 지원을 받지 못한다. 병이 너무 희귀해서다. 엄마는 “OOHE 증후군은 산정특례 대상 희귀질환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라 당장 지원을 받을 수 없다”라며 “지난달 질병관리청에 대상 질환으로 지정해달라고 심사를 신청했지만 기약이 없어 애가 탄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기를 낳으면 병원비는 국가가 책임진다고 하는데, 막상 아프니까 혜택에서 비켜 나가는 것들이 많더라”고 안타까워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전문가 심의 등을 거쳐야 해 내년 연말에나 결론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1호 환자’의 경우 질환 정보 자체가 없어 장벽은 더 높다. 그동안 의료비는 가족이 부담해야 한다.

김예지 전문의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어도 영양만 제대로 공급되면 잘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 “임시 희귀질환 지정 제도를 만들어 확진된 환자에게는 일단 산정특례를 받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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