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빌드’의 덫… 현지화로 선회하는 게임사들

이다니엘 2026. 6. 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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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온라인 게임의 ‘글로벌 원빌드’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 국가나 권역별로 선호하는 스타일이 확연히 달라 ‘하나의 세계’를 표방하는 원빌드 전략이 되려 악수가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글로벌 원빌드란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동일한 버전의 게임을 동시에 출시하고 운영하는 방식을 뜻한다. 개발 및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표준 전략으로 자리 잡아 왔다. 하지만 최근 권역별로 극명하게 갈리는 게이머들의 심리와 요구를 오롯이 담아내지 못하면서 획일적인 단일 버전 출시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대륙·권역·국가 별로 게이머들의 장르 선호 성향과 과금 모델에 대한 시각차가 몹시 큰 편이다. 한 중견 게임사 고위 관계자는 “유럽은 ‘가챠’에 대해 극도의 혐오가 있는 반면 중국은 돈을 쓰면 왜 이기지 못하느냐고 반문하는 유저들이 대단히 많다”며 “권역과 나라마다 심리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원빌드 전략은 글로벌 전역을 목표로 하는 게임에게 득보다 실이 많은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시아 시장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이나 과금을 통한 캐릭터 강화에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이지만 북미와 유럽 게이머들은 배틀패스나 치장 아이템 정도만 수용하고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수익 모델을 강하게 거부한다.

이러한 성향 차이는 국가별 규제 추세에서도 드러난다. 일례로 벨기에 등 일부 국가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간주해 강력하게 금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와 유럽연합(EU)은 게임 내 가상 재화로 환전해 아이템을 구매하게 만드는 구조를 ‘디지털 공정성 훼손’으로 규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 또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확률 공개 의무를 강화하는 등 관련 규제 정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촘촘해지는 규제망과 엇갈리는 유저 성향 속에서 대다수 게임사들은 각 지역의 토착화된 ‘게임 센티먼트’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추세다. 사업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주요 소비층인 게이머의 마음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핵심 개발자가 참여하는 정기적인 소통 방송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의무적인 문화로 자리 잡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근래엔 같은 게임이라도 현지 유저들의 요구와 그 지역의 전통문화나 예술 요소를 접목한 맞춤형 패치를 선보이는 게 흥행 성공 확률을 높이는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 막대한 인력과 개발 비용이 추가로 투입되는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용 빌드와 서구권용 빌드를 분리하고 수익 구조를 개편하는 게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관계자는 “(지역별 빌드 개발이) 단기적으로 기업의 재무적 부담을 가중할 수 있으나 흥행 변동성을 줄이고 여러 줄기의 캐시카우를 확보하려면 결국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업계에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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