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기술경쟁’ 중국, 해외투자 규제 강화…‘첨단기술 해외 유출 차단’

송세영 2026. 6. 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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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마카오에서 지난달 29일 열린 비욘드 엑스포 기술전시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격투 자세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의 해외 유출 차단을 위해 대외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 미국 등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카드로 중국이 특허와 공급망 등에서 강점을 가진 첨단기술 63개의 수출통제를 활용할 수 있다는 내부 제안도 나왔다.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기업이나 개인이 해외 투자 과정에서 국가가 제한한 상품·기술·서비스·데이터 등을 당국 허가 없이 해외로 이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대외투자에 관한 규정’을 공포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새 규정은 기술 인력을 해외에 파견하거나 외국 기업에 취업시키는 방식으로 제한 대상 기술과 데이터를 우회 이전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외국 정부나 기업이 중국의 투자에 차별적 제한 조치를 하면 중국도 투자 제한과 시장 거래 금지 등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조항도 담았다.

규정을 위반한 경우 투자 중단과 자산 처분을 명령하고 불법 수익을 몰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투자액의 최대 1%에 해당하는 벌금도 부과할 수 있다. 중국이 대외투자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을 명문화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 투자자와 해외 투자 활동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고 해외에 있는 중국의 이익이 위협받거나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보호적·방어적 성격이며 정상적인 시장 거래 활동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간 기술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도 자국에 경쟁력을 지닌 기술의 대외 유출을 막기 위해 이번 규정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4월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의 중국계 AI 스타트업 마누스 인수를 불허했다.

싱가포르경영대학 푸팡젠 교수는 싱가포르연합조보와 인터뷰에서 “AI와 첨단기술, 국경 간 데이터 이동과 관련한 투자를 더 정교하게 관리하려는 조치”라며 “전기차 등 전략 산업의 해외 진출을 제한하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통제에 자국 기술수출 통제로 맞대응할 수 있는 보복방안도 제안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수출 제한 기술의 선정 체계 및 실증 연구’ 보고서가 지난 3월 ‘중국과학원 회보’에 실린 뒤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차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연구에는 중국과학기술발전전략연구원과 중국공정물리연구원 등 중국의 국가적 기술 전략 및 안보 연구에 깊게 관여해온 기관들이 공동 참여했다.

연구진은 향후 수출 통제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전략적으로 민감하거나 중국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63개 기술 명단을 작성했다. 여기에는 첨단 소재, 양자 통신, AI 하드웨어, 에너지 시스템, 바이오 기술, 항공우주 기술 분야 등이 포함됐다. 세부적으로는 위성 양자 암호화 통신, 전자기식 사출시스템, 우주 로봇, 우주공간 광통신, 양자 기기 제조, 심자외선(DUV) 발광다이오드(LED) 등이 수록됐다.

SCMP는 “중국의 기술 정책이 그동안 기술 획득과 산업적 추격에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에는 기술 주권과 기술 안보 등에 대한 논의가 공개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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