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숨진 한화 대전사업장, 고용부 ‘밀착관리’ 대상…대전시도 뒷짐

지난 1일 발생한 폭발사고로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 대전공장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안전관리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019년 폭발사고 특별조사 뒤 연 1회 정기점검만
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소방본부는 2019년 2월 14일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3명의 숨지고 2명이 다치는 피해가 발생하자 닷새 뒤인 2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긴급 화재 안전 특별조사’를 진행했다. 현장 조사에서 대전시와 대전소방본부, 민간전문가 등 13명으로 구성된 점검반은 80여 건의 불량사항을 확인했다. 중요 기준 위반사항은 벌금을 부과하고 기타 위반사항은 조치 명령을 통해 시설물 보완을 마쳤다.
당시 대전소방본부는 “위험이 예견되는 주요 사업장에 대해서는 안전환경 조성을 위해 점검과 지도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2019년 2월 이후 소방 차원의 화재안전특별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관할 소방서에서 연 1회 대전사업장 본관 건물에 대한 화재안전 조사는 진행했다.

2019년 2월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 이후 한 달 뒤인 3월 대전시는 한화 사업장에서의 폭발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직접 안전점검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고도의 위험물을 취급하는 시설로 최상의 안전관리 조치가 필수적인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이 방위사업체, 국가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외부 감시와 통제가 미흡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대전시 사고 직후 "연 2회 관계기관 합동점검"
사고 직후 대전시는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에 대한 점검방식도 소방과 방위사업청 등에서 각각 진행하던 것을 유관기관 합동점검으로 강화하고 점검 횟수도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한다는 대책도 내놓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방위사업청 주관의 정기 감식에 소방이 동참하는 수준이었고 점검 횟수도 연 1회에 그쳤다. 대전시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점검할 권한이 없어 방위사업청 주도의 합동점검에 참여하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산업안전 분야 관리·감독 전담기관인 대전지방고용노동청도 2020년 3월 화재·폭발에 따른 화학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화학사고 위험 사업장 2483곳에 대한 밀착관리’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2018년과 2019년 한화 대전사업장에 이어 2020년 3월 4일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롯데케미칼에서 대형 화재·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내놓은 대책이었다.

당시 대전노동청은 “해당 사업장뿐만 아니라 인근 사업장과 근로자, 주민에게도 피해가 발생하고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과 필요한 자원을 총동원해 밀착관리 대상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노동청, 위험사업장 2483곳 지정…실제 관리는 안해
실제로 대전노동청은 충청지역 화학사고 위험사업장 2483곳을 고위험(525곳), 중위험(590곳), 저위험(1368곳) 등으로 구분한 뒤 지방청과 각 지청의 산업안전 감독관을 중심으로 중대산업사고 예방센터 소속 감독관·기술지도요원, 안전공단 지역본부 기술지도요원으로 밀착관리팀을 구성했다.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의 경우 2019년 공정안전관리(PSM) 최하위 등급을 받아 ‘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대책 발표 이후 대전사업장에 대한 밀착관리가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대책만 발표하고 현장에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020년 이후 화학사고 위험사업장은 밀착관리 제도 방식으로는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한화에어로 등 유해·위험물질 다량 취급 사업장은 공정안전관리제도를 통해 관리 중”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2019년 2월 한화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로 3명이 숨지자 대전노동청은 특별감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82건이 적발됐고, 208건의 개선 권고가 내려졌다. 조치 유형별로는 사법처리 53건, 과태료 부과 28건, 시정명령 75건, 사용중지 1건, 시정지시 1건이었다. 분야별로는 안전 분야 39건, 보건 분야 24건, 관리 분야 19건이 적발됐다.

이번 폭발사고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같은 사업장 안에서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 2차 회의를 열고 사고 원인의 철저한 규명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신속·엄정한 수사와 조치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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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수백건 위반, 근본적 혁신은 없어"
한편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와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지역 시민단체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고를 ‘예견된 구조적 참사’로 규정하고 “과거 수백건의 산업안전보건 위반 사항이 적발됐지만, 근본적인 혁신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대전=김방현·신진호 기자, 세종=김연주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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