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시들지만 나눔은 남았다…결혼식 쌀화환 820㎏ 기부한 신혼부부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 전해
서울 중랑구에서 한 신혼부부가 결혼식 축하 화환 대신 받은 쌀 820㎏을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해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1일 서울 중랑구는 지난달 29일 신혼부부 김정민·이현민 씨로부터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사랑의 쌀' 820㎏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이들이 기부한 쌀은 10㎏들이 82포 규모다.

이번 기부는 두 사람이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화환 대신 쌀을 보내 달라"고 하객들에게 미리 요청하면서 마련됐다. 결혼식장을 장식하는 데 그치는 화환보다, 축하의 마음이 실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되길 바란다는 취지였다. 부부의 뜻에 공감한 하객들은 십시일반 쌀을 보내며 축하의 마음을 보탰고, 그 결과 총 820㎏의 쌀이 모였다.
김정민·이현민 씨 부부는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날을 더욱 뜻깊게 기억하고 싶어 화환 대신 쌀 기부를 준비하게 됐다"며 "축하해 주신 마음이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힘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중랑구는 기부받은 쌀을 관내 주민센터와 연계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구와 독거 어르신, 한부모 가정 등 저소득 취약계층 가구에 전달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새로운 출발을 맞아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 준 신혼부부에게 감사드린다"며 "전달받은 쌀은 꼭 필요한 가구에 소중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결혼식에서 화환 대신 쌀을 받아 기부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 강원 동해시에서도 한 신혼부부가 결혼 축하 화환 대신 받은 쌀과 축의금을 모아 백미 10㎏ 100포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탁한 바 있다. 경기 지역에서도 결혼식 쌀화환을 노숙인 무료급식소에 전달한 사례가 있었으며, 부산 북구에서는 결혼식에서 받은 쌀을 독거노인 가구에 나누는 등 '착한 결혼식' 문화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한편, 일회성으로 소비하는 화환 대신 쌀을 받아 기부하는 방식은 결혼의 의미를 개인의 경사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실천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취약계층의 생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번 신혼부부의 선택은 작지만, 실질적인 나눔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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