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역주행은 중고차 유튜브 때문? 걸그룹 예능감 어쩔 거야

김상화 2026. 6. 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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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센느' 리더 원이 예능감·인터넷 '밈' 힘입어 노래도 역주행

[김상화 칼럼니스트]

 리센느
ⓒ 더뮤즈엔터테인먼트
2026년 상반기 K팝 업계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화두 중 하나는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대형 기획사가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는 것과 달리,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기획사들의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음반과 뮤직비디오 제작부터 각종 홍보, 음악방송 출연까지 모든 과정이 결국 '돈'과 연결되는 상황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이제 당연한 현실처럼 여겨진다. 신인 한 팀의 데뷔 초기 활동에 수십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일이 일반화되면서, 자금력의 한계를 극복한 이른바 '중소돌'의 성공담은 어느새 과거의 이야기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같은 시대에 기적 같은 두 번째 역주행을 이뤄낸 그룹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5인조 걸그룹 리센느(RESCENE·원이·미나미·리브·메이·제나)다. 2024년 가을 발표한 미니 1집 <신드롬 SCENEDROME> 타이틀곡 'Love Attack'(러브어택)이 지난해 상반기 깜짝 인기를 얻은 데 이어, 올해 5월 주요 음원 차트에 재진입하며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역주행의 발단... 중고차 유튜브 채널?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ㅋㅇㅋ'의 주요 장면
ⓒ 케이카
크리스마스 캐럴이나 봄철 시즌송 같은 계절성 음악이 아닌 이상, 두 차례에 걸친 역주행은 좀처럼 보기 힘든 사례다. 더욱이 리센느는 빅4(HYBE·SM·JYP·YG)나 CJ, 카카오 계열 레이블 소속이 아닌 대표적인 '중소돌'로 분류되는 팀이다.

팬덤이나 대중적인 인지도 측면에서 열세에 놓일 수밖에 없는 그룹의 약진은 그래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해 첫 번째 역주행이 쇼트폼 플랫폼을 통한 곡 자체의 재평가에서 비롯됐다면, 올해 두 번째 역주행은 유튜브와 인터넷 밈의 폭발적인 반응에서 출발했다.

리센느를 주목하게 만든 계기는 엉뚱하게도 중고차 업체 공식 유튜브 채널의 웹 예능 덕분이었다. 케이카가 운영 중인 '스튜디오ㅋㅇㅋ'의 '나의 연수 아저씨'는 당초 변변한 코너 제목조차 없던 콘텐츠였다. 하지만 원이가 운전면허를 취득한 뒤 고정 MC인 개그맨 이선민, 유영우에게 주행 연수를 받는 '나의 연수 아저씨' 영상이 대중 사이에서 급격히 바이럴되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들과 좋은 호흡을 보여준 원이의 예능감이 맞물리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

누구도 예상 못한 '거제 야호'
 '거제야호'를 탄생시킨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의 주요 장면
ⓒ Solfa Studio
그 후 3인 체제의 '삼촌-조카 케미'가 확립되면서 해당 채널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정착했고,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원이는 모르면 안 되는 존재로 부각되었다. 이를 계기로 올해 원이는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 겸 웹 예능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로 활동 반경을 넓혀나갔다.

여기에 동반 출연중인 동료 미나미, 제나 등도 요즘 새롭게 주목받는 갸루 콘셉트, 사투리 콘텐츠 등을 통해 원이 못지않은 예능감을 뽐냈다. 특히 원이의 고향 거제를 언급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나온 "거제 야호"라는 멘트는 각종 숏폼 플랫폼을 거치면서 최신 인터넷 유행 밈으로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요즘 곳곳에서 "OO 야호" 등의 문구가 자주 등장하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거제 야호'는 단순히 휘발성 웃음의 소재로만 그치지 않고 리센느라는 팀에 대한 재조명까지 유도하는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그 결과 리센느의 '러브 어택 Love Attack'은 지난해 첫 역주행 성적을 뛰어넘어 멜론 일간 순위 30위권까지 급상승하는 등 대형 기획사 소속 그룹의 신곡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중소돌의 대약진... 이젠 '리센느 야호!'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의 한 장면.
ⓒ Solfa Studio
어느새 60만 구독자를 확보한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속 주요 콘텐츠는 대형 기획사 아이돌의 자체 예능에 견줘보면 투박하고 촌스러운 구석이 많다. 하지만 그런 단점이 오히려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전파되면서 많은 이들에겐 날 것에 가까운 재미와 정겨움을 안겨준다.

원이와 제나의 사투리 배틀(?)로 구성된 어설픈 각종 상황극은 되려 웃음을 증폭하는 도구로 활용되었고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예측 불허 한국어 입담까지 결합하면서 해당 채널 및 리센느라는 팀에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거제 야호' 밈까지 더해져 리센느는 데뷔 이래 최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음원 시장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닌 관계로 해외 케이팝 팬들의 관심 밖에 놓인 팀이지만 일찌감치 평론가 및 타 그룹들 사이에서도 '데자뷰 Deja Vu', '그로우 업 Glow Up', '런어웨이 Runaway' 등의 곡을 통해 "이 팀 노래 괜찮다"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예전 3세대 걸그룹 사운드의 느낌을 듬뿍 담고 있는 리센느를 향한 입덕 유도는 결국 좋은 음악을 밑바탕에 둔 결과이기도 했다.

과거 방탄소년단, 여자친구 등의 기적 같은 성공 신화가 이젠 역사 속 전설처럼 여겨지는 요즘, 리센느의 도약은 중소돌도 여전히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유튜브 웹 예능과 인터넷 밈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과정을 거친 결과였지만, 진정성이 담긴 콘텐츠라면 충분히 대기업 소속 가수들과도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이들에게 안겨줬다. 이젠 '리센느 야호!'를 외칠 차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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