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보다 더 성장한 이강인, 홍명보호 완성할 마지막 퍼즐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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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이강인 등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2026.6.2 |
| ⓒ 연합뉴스 |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 FC(PSG)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일정을 소화하느라 가장 합류가 늦었던 이강인은 '한국 선수 최초의 UEFA 챔피언스리그(UCL) 2연패' 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돌아왔다. 홍명보호는 이강인의 합류로 마침내 26인 완전체를 구축했다.
이강인에게는 2022 카타르 대회에 이어 두번째 월드컵이다. 4년 전에는 마지막까지 월드컵행을 장담하지 못했으나 극적으로 최종명단에 합류했다.
4년 전 월드컵에서 대반전
이강인은 '벤투호'에서는 애증의 존재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2019년 9월 조지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이강인을 처음 성인 국가대표 A매치에 데뷔시켰지만, 이후로 꾸준히 중용하지는 않았다. 당시만 해도 아직 어렸던 이강인은 뛰어난 기술에도 수비 가담과 탈압박이라는 벤투 감독의 스타일에 녹아들지 못하면서 한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최종명단 발표 직전 열린 9월 A매치 명단에 이강인을 뽑아놓고도 실전에서는 1분도 기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강인의 월드컵 출전이 사실상 좌절되었다고 보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예상을 깨고 최종명단에 이강인의 이름을 넣었다.
극적으로 합류한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서는 그야말로 대반전이 일어났다. 이강인이 과연 월드컵 출전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지만, 벤투 감독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6강까지 4경기에 이강인을 모두 적극적으로 활용(1선발, 3교체) 했다.
이강인은 1차전 우루과이전 후반 29분 투입되어 역사적인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가나와 붙은 2차전에서는 0-2로 끌려가던 후반 12분 투입되어 침체된 분위기를 홀로 바꾸며 환상적인 크로스로 조규성의 헤더골을 돕고 월드컵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포르투갈과 벌인 3차전에서는 선발 기회를 잡아 한국의 2-1 역전승과 원정 16강 확정에 기여하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한국의 '게임체인저'로 맹활약했다. 국제축구연맹이 선정한 '월드컵에서 활약한 21세 이하 선수 톱1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월드컵 이후 벤투 감독이 물러나고 클린스만과 임시감독 2인(황선홍, 김도훈), 현 홍명보 감독 체제를 거치면서, 이강인은 이제 유망주에서 어엿한 한국 축구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이강인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 3차예선에서 주장 손흥민(10골) 다음으로 많은 5골(이재성과 공동 2위), 6도움(1위)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의 11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끈 주역이었다. 한국 축구가 축구협회의 행정 난맥상과 클린스만의 처참한 실패, 잦은 감독 교체와 절차적 논란 등으로 한창 혼란하던 시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결국 월드컵 지역예선을 아시아 유일의 무패(11승 5무)로 통과할수 있었던 데는 이강인의 활약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우승 트로피 들어올렸지만 주인공이 되지는 못해
그동안 소속팀에서도 빛나는 커리어를 쌓으며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2023년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레알 마요르카(스페인)를 떠나 PSG에 합류한 이강인은 각종 트로피를 쌓아올리며 '우승 청부사'로 등극했다.
이강인은 프랑스 리그1, 트로페 데 샹피온(프랑스 슈퍼컵)에서 각각 3연속 우승을 경험했다. UCL,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에서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국제축구연맹(FIFA) 인터콘티넨탈컵에서도 한 차례씩 정상에 등극했다. 특히 UCL, 슈퍼컵, 인터콘티넨탈컵에선 구단 창단 첫 우승의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물론 고난의 시간도 있었다. 2024년 AFC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 이후 손흥민과의 충돌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며 '대표팀 내분설'의 중심에 휘말렸고 한동안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이후 이강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했고, 손흥민과도 화해하며 팬들의 마음을 돌렸다.
PSG에서는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는 했지만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2025-2026시즌 공식전 39경기 4골 5도움을 기록했으나, 아스널과의 UCL 결승전 등 중요한 순간에서는 벤치만 지켜야 했다. 이강인은 2년 연속 UCL 우승에도 그라운드에는 1분도 투입되지 못했다. 이강인은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유럽 여러 구단과 이적설이 거론되고 있어서 북중미월드컵 이후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자타공인 홍명보호의 키플레이어
이강인은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는 자타공인 홍명보호의 키플레이어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 축구의 아이콘으로 활약하는 주장 손흥민이 어느덧 34세의 노장이 되면서 이번 북중미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강인은 김민재, 황희찬 이후 포스트 손흥민 시대를 이끌어갈 주역으로 꼽힌다.
홍명보호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스리백을 구사하는 3-4-3 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는데, 주로 손흥민이 중앙 공격수로 최전방에 서고, 이강인이 2선의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하며 공격을 조립하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고 있다. 이강인의 파트너로 황희찬, 이재성, 배준호, 이동경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최근 월드컵을 앞두고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오른 48개국을 조명하면서 이강인을 한국의 전력을 좌우할 핵심 선수로 지목한 바 있다.
SI는 "이강인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6도움을 기록하며 핵심 공격수 역할을 수행했다. 한국은 최종 공격 지역에서 이강인과 손흥민이 측면으로 넓게 벌리거나 안으로 파고드는 등 유기적인 호흡으로 상대에게 위협을 주는 플레이를 펼친다"라면서 "한국은 이 두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에 상대가 이를 봉쇄한다면 골 결정력과 창의성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강인의 합류로 완전체가 된 홍명보호는 4일 미국 유타주 브리검영대학교 사우스필드에서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월드컵 직전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이강인이 다가오는 두 번째 월드컵에서 지난 4년 전보다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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