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이란 대통령에 세 번째 전화…"이번 기회 잡아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1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갖고, 미국과의 조속한 합의를 위해 “최대한의 유연성”을 발휘할 것을 촉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후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약 15분간 통화한 뒤 출입기자단과 만나 “이란도 계속 최대한의 유연성을 발휘해 합의가 하루라도 빨리 되기를 강하게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또 “대화를 통한 사태 수습이 가장 중요하다는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거듭 전달했다”며 “일본과 아시아 국가를 포함한 모든 국가의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을 하루라도 빨리 자유롭고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대응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외무성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 간 대화의 현황과 향후 전망을 포함해 이란 측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 앞으로도 긴밀한 의사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두 사람의 전화 통화는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군사충돌이 시작된 이후 세 번째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4월 8일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물류의 요충지이자 국제 공공재”라고 강조하며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요구했다. 이어 4월 30일 통화에서는 일본 정유사 이데미쓰 고산 관련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데 대해 감사를 전했다.
일본은 현재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한 ‘나프타 쇼크’에 직면해 있다.
석유화학제품의 원료인 나프타는 잉크, 포장지, 건자재, 자동차 부품, 의료기기 등 다양한 산업에 쓰인다. 원유와 달리 비축 여력이 크지 않아 공급 차질이 곧바로 생활 밀착형 제품에 영향을 주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동 이외 지역에서의 대체 조달을 통해 “나프타 공급을 확보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식품업계에서는 이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과자 제조사 칼비(Calbee)는 지난달 포테토칩스, 갓파에비센, 후루구라 등 14개 품목의 포장 인쇄 색수를 흑백 2색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중동 정세 악화로 나프타 유래 원료인 톨루엔 등 잉크 용제 조달이 불안정해진 데 따른 조치다.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데이코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5월 일본의 식음료 가격 인상은 70개 품목에 그쳤지만, 가격 인상 요인으로 ‘포장·자재’를 꼽은 비율은 69.9%로 2023년 집계 이후 최고 수치였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포장자재 비용 상승이 식품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나프타 유래 제품 가격 상승으로 4인 가구의 연간 부담이 약 2만2500~3만5100엔(약 21만3600원~33만3300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소비자물가를 0.6~0.9% 끌어올리는 효과에 해당한다.
도쿄=유성운 특파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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