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리셋①] 고강도 쇄신, 종착지는?…정신아 리더십 시험대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카카오의 노사 갈등이 정신아 대표 체제의 리더십 리스크로 번지는 모양새다. 본사 임금교섭 조정 결렬은 표면적으로 성과급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산입 여부를 둘러싼 이견에서 비롯됐지만 내부 불신의 뿌리는 더 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적 호조 불구 주가 부진 장기화…"시장 신뢰 회복 숙제로"
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본사 노조의 쟁의권 확보와 6월 파업투쟁 예고,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의 퇴사, 카카오톡 개편 후폭풍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특히 김범수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와 경영 공백 속에서 조직 안정과 미래 성장 전략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정 대표의 리더십 부담은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성과도 있었다. 오픈AI·구글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AI 서비스를 다각화 하는 한편 카카오톡 개편을 통한 광고 수익성을 확대했다. '챗GPT 포 카카오'와 '카나나 인 카카오톡' 등 외부 파트너십 및 자체 AI 서비스를 안착시키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9421억원·영업이익 211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비용 효율화, 톡비즈 성장, 플랫폼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맞물린 결과다.
문제는 실적 호조가 곧바로 기업가치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카카오는 AI 사업을 중심으로 메신저를 넘어선 에이전틱 AI 플랫폼 전환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카카오의 AI 수익화와 플랫폼 성장성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카카오 주가는 올해 들어 1월2일 기준 주당 6만2100원에서 6월1일 종가 기준 4만2700원 수준까지 낮아졌다. 최근 등락을 반복하며 반등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지만 코스피 9000 달성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시장은 카카오의 AI 사업 수익화와 성장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로 연결될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의사 결정 책임론'도 불거져…리더십 부담 가중
일각에서는 외부 인사 중심의 조직 개편 효과를 둘러싼 평가도 엇갈린다. 특히 토스뱅크 대표 출신인 홍민택 CPO의 퇴사는 단순한 임원 개인의 거취를 넘어 카카오의 의사결정 구조와 인사 검증 문제로 번지는 분위기다.
홍 CPO는 카카오톡 개편과 제품 전략을 이끌었지만 대규모 개편 이후 이용자 반발이 이어졌고 회사는 일부 방향을 되돌리며 수습에 나섰다. AI 시대에 맞춰 카카오톡을 재정의하려는 시도 자체는 필요했지만 이용자가 받아들일 방식과 속도,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설득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남았다.
카카오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홍 CPO의 퇴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문제는 남고 경영진만 떠난다"며 홍 CPO의 퇴사를 '회피형 퇴장'으로 규정했다.

노조는 입장문에서 "홍민택 CPO 재임 기간 동안 카카오는 '카카오톡 빅뱅 프로젝트'를 비롯한 무리한 사업 추진 속에서 반복적인 노동시간 초과, 조직문화 악화, 불공정한 성과보상 논란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 근로감독 청원 과정에서는 특정 조직에서 법정 연장근로 한도에 반복적으로 도달한 사례와 노동시간 은폐 의혹이 제기됐고 CPO 조직 산하에서 장시간 노동 정황이 집중적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노조의 비판은 결국 정 대표의 책임 문제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홍 CPO의 영입과 퇴사, 카카오톡 개편 후폭풍, 조직문화 논란은 개별 임원의 문제가 아니라 최고경영자가 관리해야 할 의사결정 체계의 문제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투병 등으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정 대표는 카카오 공동체의 실질적인 구심점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실적을 내는 경영자인 동시에 조직 내부 신뢰까지 복원하는 조정자 역할을 떠안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임금교섭 결렬은 '카카오가 직면한 내부 불신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지난 5월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에서도 성과급 보상 구조와 RSU 산입 여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끝내 노조 측은 오는 10일 4시간 부분파업 및 판교 집회 진행을 예고한 상태다.
카카오 측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용자분들의 불편이 없도록 서비스 안정성을 지키는 일은 카카오의 중요한 책임"이라며 "필요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내외부 신뢰 회복은 여전히 정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는 모습이다.
향후 카카오의 AI 전환 성과가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또 노사 갈등과 조직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정 대표 체제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