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절반이 메모리…스마트폰 2강 파이 더 키우나

조인영 2026. 6. 2. 11:4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I가 키운 메모리값…중국폰 후퇴에 애플·삼성 입지 커질지 관심
갤럭시 Z 폴드8 예상 이미지ⓒ안드로이드헤드라인

반도체 가격이 가파른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메모리의 원가 비중 확대가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원가 구조가 취약한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이 출하량을 줄이는 사이, 애플·삼성이 ‘상대적 수혜’를 누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제조사들의 수익을 가를 주요 키워드로 '부품원가(BOM)'가 꼽힌다. 현재와 같은 칩플레이션(반도체 가격 급등) 기조에서는 원가 증가, 마진 축소로 제조사들이 생산·출하 계획을 재조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202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스마트폰과 PC 시장은 높은 수준의 메모리 및 SSD 가격 등으로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이라며 "정보통신기기산업은 기업용 SSD 부족과 스마트폰·PC의 AI·프리미엄화로 SSD 및 완제품 단가 상승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SSD는 낸드 플래시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방식의 저장장치를 뜻한다.

뚜렷하게 급등하는 메모리 가격은 제조사들에게 원가 방어력 승부처가 됐다. 키움증권은 '하반기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내 메모리(D램+낸드) 원가율이 올해 1분기 21%에서 2분기 42%로 올라선 뒤 3분기에는 46%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불과 6개월 새 원가 비중이 2배 이상으로 급등하는 셈이다.

가격 급등으로 스마트폰 업체들이 메모리 구매에 보수적 자세로 돌아서면서 모바일용 메모리 수요는 전년 보다 뚜렷하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모바일용 D램 수요가 지난해 97억GB(기가바이트)에서 올해 87억GB로, 모바일용 낸드는 3240억GB에서 2950억GB로 각각 10.3%, 9.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뿐 아니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다른 부품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를 이유로 올해 2분기 글로벌 OLED 패널 업체 발광재료 구매액이 1분기 보다 12.7%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원가 증가 및 수요 위축은 제조사들로 하여금 가격 인상·스펙 조정·출하 축소 등 제품 로드맵을 재조정하게 만드는 핵심 리스크다. 조성혁 삼성전자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메모리 가격이 급등해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밝혔고 팀 쿡 CEO도 비용 상승을 고려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키움증권

메모리 가격 부담으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출하 증가율이 전반적으로 꺾이는 것은 피하기 어렵지만, 대응 측면에서 제조사별 전략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화권 브랜드들은 수익성 악화 압력이 커지자 출하량 조정에 나섰다.

샤오미는 1분기 컨콜에서 "중저가 제품과 채널 재고의 출하를 선제적으로 통제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 출하량은 감소했지만 ASP(평균판매단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은 객관적인 사실"이라며 "물량 감소는 불가피하겠지만, ASP 상승으로 일부 물량 감소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타임즈는 20일(현지시간) 샤오미가 메모리 가격 상승 부담에 애플 에어(Air) 스타일의 초슬림 기기 출시를 보류했다고 전했다. 오포의 경우 올해 스마트폰 출하 목표를 20% 이상 줄였고, 비보도 마찬가지로 약 15% 감축했다.

업계에서는 중화권 제조사들의 출하량 축소가 애플과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양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과 구매력을 바탕으로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흡수할 수 있어 시장 재편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애플, 삼성전자가 메모리 가격 상승 구간을 점유율 확대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는 전략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중국 및 로컬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은 '2강' 보다 원가 구조가 취약할 수 밖에 없으며 실제 연초 계획한 출하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진단했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고, 그 부담을 못 견디는 중화권 업체들이 출하를 줄이면서 애플·삼성이 시장 재편의 상대적 수혜를 입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출격하는 갤럭시 Z 폴드·플립 8을 비롯해 애플 '폴더블 아이폰' 등이 대표 제품으로 거론된다.

다만 하드웨어 중심으로 이익을 내는 삼성전자 MX와 충성 고객 및 고마진 서비스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이익을 늘리는 애플의 구조적 차이로, 삼성이 점유율 수혜를 보더라도 마진 방어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키움증권은 "MX 부문은 메모리 급등 영향으로 2분기 26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2조9870억원으로 전년(12조9000억원) 보다 77%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