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애플 AI 스마트안경…삼성, 메타 독점에 승부수
삼성전자-구글 올해 하반기 출시 선점
메타 주도권 쥔 시장에 2위 추격 전망
애플이 첫 인공지능(AI) 스마트안경 공개 시기를 내년 말 이후로 연기하면서 메타의 독주를 깨기 위한 삼성전자의 추격이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 80% 이상인 메타의 시장 점유율을 구글과 손잡은 삼성전자가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말 예정이었던 AI 스마트안경(코드명 'N50')의 공개 시기를 내년 말로 연기했다. 핵심 구동 플랫폼인 '시리(Siri) 2.0 및 애플 인텔리전스'의 시각 AI 기능 개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실제 판매는 2028년 이후에나 가능해졌다.
올해 하반기 AI 스마트안경을 출시할 예정인 삼성전자에는 긍정적인 상황이다. 메타를 쫓는 과정에서 가장 큰 경쟁자가 될 애플이 스스로 한발 뒤로 물러나면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구글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구글 I/O 2026'에서 안드로이드 확장현실(XR) 기반 AI 스마트 글라스 2종 실물을 처음 공개했다.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워비파커와 디자인 협업을 통해 세련된 감성에 일상적인 편안함을 구현했다.
특히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일상 속에서 고도화된 AI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스피커와 카메라, 마이크가 내장돼 있어 제미나이를 호출해 목적지까지 길 안내를 받을 수 있고, 주변 카페 추천이나 음료 주문도 음성만으로 처리 가능하다. 대화 상대의 목소리 톤을 반영한 실시간 음성 번역과 메뉴판·표지판 등 사용자가 보고 있는 텍스트를 번역해 들려주는 기능도 있다.

과거 무겁고 빨리 닳았던 배터리 문제를 해결한 스마트안경 시장은 생성형 AI 기술이 더해지면서 빅테크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AI 스마트안경 출하량은 870만대로, 전년 대비 322% 급증했다. 이 중 메타가 85.2%에 해당하는 741만대를 차지한다. 2·3위는 샤오미 등 중국 기업으로 합산 점유율이 10% 수준이다. 그만큼 메타의 지배력이 공고하다.
시장에서는 AI 스마트안경 출하량이 올해 2000만대를 넘어 2030년에는 최대 7500만대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하드웨어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AI 생태계를 탑재한 제품은 파괴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애널리틱스글로벌(SAG)은 이 시장이 올해 4배 이상 커지고, 삼성전자-구글 연합이 메타를 추격하는 강력한 2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메타도 주도권 유지에 힘을 싣고 있다. 글로벌 아이웨어 기업 에실로룩소티카와 함께 만든 '레이밴 메타'와 '오클리 메타'를 지난달 25일부터 한국에 공식 출시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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