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보다 수십억 더 얹어도 현금 매매…AI 부자들 쓸어 담는 샌프란시스코 부동산
AI 호황으로 현금 부자 늘며 K자형 양극화
오픈AI·앤트로픽 상장 앞두고 시장 과열돼
생성형 인공지능(AI) 부자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부동산 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비즈니스 인사이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 대도시권 주택 중위 매매가격은 170만달러(약 23억원)로 전년 대비 10% 이상 뛰었다. 미국 주요 대도시권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중개업체 '컴퍼스'에 따르면 올해 3월엔 이미 215만달러(약 29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중간 가구소득이 연 16만2000달러(약 2억4500만원)인 이 지역에서 해당 소득으로 살 수 있는 매물은 전체의 6%에 불과하다. NYT는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시장이 K자형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며 "고가 지역 집값은 치솟는 반면 저가 지역은 오히려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현상은 다른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금 매수 열기에는 직접적인 도화선이 있다. 지난해 10월 오픈AI 전·현직 직원 600여명이 주식을 매각해 총 66억달러(약 9조원)의 현금을 손에 쥐면서부터다. 현지 부동산 중개인들은 "500만달러(약 68억원) 이상 고가 주택 구매자 상당수가 AI 업계 종사자이며,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매입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호가보다 수백만달러를 웃도는 금액을 즉시 제시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임대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하락했던 임대료가 다시 빠르게 오르면서 중산층과 일반 직장인의 주거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레드핀'의 수석 경제학자 대릴 페어웨더는 "AI 호황의 혜택이 소수에게 훨씬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I 호황이 만들어낸 이색 거래도 등장했다. 샌프란시스코 두보세 트라이앵글 지역의 한 주택은 300만달러(약 41억원)에 매물로 나오면서 오픈AI 또는 앤트로픽 비상장 주식도 대금으로 고려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상장 전이라 현금화가 어려운 AI 기업 직원들의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매물 공개 하루도 안 돼 문의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거래가 성사되려면 주식 수·가치 평가 시점 등을 명시한 별도 계약이 필요하다.

한편 AI 인재 영입 경쟁이 격화하면서 실리콘밸리로 흘러드는 돈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NYT는 "AI 인재 시장은 NBA 스타 영입 시장을 방불케 한다"며 "오픈AI와 구글 같은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에 사실상 연봉 상한선이 없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 직원 1인당 평균 주식 보상 규모는 150만달러(약 22억 7025만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시장이 더 달아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에 나설 경우 'AI 백만장자'가 또 한 번 대거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모 시장 분석업체 '사크라'는 "두 회사 상장 시 1만 6000명 이상의 신규 백만장자가 나올 것"이라고 추산했다. 경제학자 페어웨더는 "이미 과열된 시장에 추가 상승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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