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처럼 걷던 주민번호 뺀다… 교회, 행정 개선 시동

연말정산 철마다 교회 사무실에는 교인들의 주민등록번호가 모인다. 기부금 영수증 발급을 위해서다. 엑셀 파일과 종이 신청서에 교인들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오가면서 교회 행정 부담과 정보 유출 우려도 함께 커졌다. 이런 관행을 줄이기 위해 교인의 휴대전화번호를 활용한 전자기부금영수증 발급 캠페인이 추진된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전국목정평·상임의장 박정인 목사)와 재단법인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GEF·상임이사 함성룡)은 교회 기부금 행정 개선 캠페인 ‘프로젝트 010’을 전개한다고 2일 밝혔다. GEF는 이번 캠페인에 협력 기관으로 참여했다.
캠페인의 핵심은 국세청 전자기부금영수증 제도 안에서 주민등록번호 대신 휴대전화번호를 활용하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국세청 절차에 따르면 기부자는 먼저 홈택스에서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고 휴대전화번호를 등록해야 한다. 이후 교회에 해당 번호를 알리면, 교회는 주민등록번호 대신 성명과 휴대전화번호로 전자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할 수 있다. 이렇게 정상 발급된 전자기부금영수증은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와 연계된다.
교회 현장에서는 그동안 연말연시 기부금 영수증 처리를 위해 교인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별도로 모으는 일이 적지 않았다. 수기나 엑셀로 관리되는 탓에 실무자들의 행정 부담이 크고, 민감정보가 여러 경로로 오가는 만큼 유출 우려도 뒤따랐다.
제도적 기반도 마련돼 있다. 올해부터 직전 사업연도 기부금영수증 발급 합계액이 3억원 이상인 기부금 단체는 전자기부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한다. 해당 단체는 다음 해 1월 10일까지 전자기부금영수증 발급 절차를 마쳐야 한다.
다만 제도의 실제 정착을 위해서는 현장의 과제도 남아 있다. 고령 교인의 경우 홈택스 접근 및 개인정보 제공 동의 절차가 까다로울 수 있다. 교회 행정 담당자들을 위한 실무 교육과 미등록 교인 처리 기준도 필요하다.
박정인 전국목정평 상임의장(GEF 이사장 겸임)은 “교회가 교인 개인정보를 관행적으로 수집하던 방식을 바꿀 때가 됐다”며 “회원 교회부터 안내를 시작해 참여를 점진적으로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두 단체는 참여 교회에 안내 자료를 나누어 주고, 교인 대상 공지문과 QR코드 안내문 등을 통해 휴대전화번호 등록 절차를 알릴 계획이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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