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핵심은 전력"…가온전선,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주로 부상

박준이 2026. 6. 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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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생산법인, 글로벌 빅테크 잇따라 수주
최근 1.2조, 4조 규모 프레임 계약
LS전선, 머트리얼즈와 밸류체인 구축

과거 중저압 전선 중심의 전통 제조업체로 평가받던 가온전선이 미국 AI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의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면서 시장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2일 증권,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증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전력 인프라 기업에도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 AI 모델 고도화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분배하는 인프라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의 핵심은 반도체만이 아니라 전력"이라며 "수십~수백MW(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전력 인프라 구축이 필수인 만큼 전선, 버스덕트,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변압기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의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는 하나의 캠퍼스가 수백MW에서 1GW(기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전력망, 변압기, 전력케이블, 버스덕트 등 전력 인프라 투자가 데이터센터 건설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가온전선 미국 생산법인 LSCUS 전경. 가온전선.

가온전선의 가장 큰 변화는 미국 자회사 LSCUS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다. LSCUS는 미국 현지에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LSCUS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용 버스덕트 공급 계약을 잇따라 확보하며 북미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SCUS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3년간 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또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는 5년간 약 4조 원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계약은 단순한 단발성 수주가 아니라 수년간 지속되는 프레임(Framework)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신규 캠퍼스 건설에 따라 공급 물량이 추가될 수 있는 구조여서 실제 공급 규모는 계약 규모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데이터센터는 한 번 구축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증설이 이뤄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향후 수년간 수백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수요 역시 함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온전선의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이 2조 원 안팎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확보한 장기 계약 규모는 회사 연간 매출의 2배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프레임 계약 특성상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증설 규모와 투자 계획에 따라 추가 발주가 가능해 향후 공급 규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단순히 서버와 GPU 수요 증가에 그치지 않고 전력 인프라 시장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내 대용량 전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버스덕트 시장은 향후 가장 빠르게 성장할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과정에서 LS전선을 중심으로 한 AI 전력 인프라 밸류체인도 주목받고 있다. LS전선은 초고압 케이블, 해저케이블, HVDC(초고압직류송전), 버스덕트 등 AI 시대의 핵심 전력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과 북미 전력망 투자 확대를 통해 미국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LS머트리얼즈 역시 울트라커패시터(Ultracapacitor)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울트라커패시터는 순간적인 전력 변동을 보완하고 전력 품질을 안정화하는 장치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ESS 시장에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S 계열사들이 더 이상 전통적인 전선 기업이 아니라 AI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데이터센터 수혜주를 반도체 기업 중심으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전력을 공급하고 분배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가온전선 역시 단순 전선업체가 아닌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관점에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LSCUS가 확보한 장기 공급 계약은 단순 수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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