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필요없는 풍경... 병풍처럼 솟아오른 무등산 주상절리
[문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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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불재 해발 919m 장불재. 무등산 능선 사이로 난 오래된 고갯길 위에 초록 산빛과 주상절리가 초여름 풍경처럼 펼쳐진다. |
| ⓒ 문운주 |
장불재 남동쪽으로 길게 뻗은 초원 능선은 '백마능선'이라 불린다. 가을이면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백마의 갈기를 닮아 붙은 이름이다. 해발 800~900m 높이에서 약 2.5㎞ 이어지는 이 능선은 시야가 탁 트여 있어 무등산에서도 손꼽히는 조망 코스로 꼽힌다.
장불재는 내게 단순한 산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어린 시절에는 소풍길이었고, 젊은 날에는 친구들과 함께 걷던 추억의 능선이었다. 억새밭 사이를 스치던 바람과 겨울 눈보라까지, 계절마다 다른 풍경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지금도 이곳에 서면 마음이 한결 넓어진다. 무등산은 늘 말없이 사람을 품어주는 산처럼 느껴진다.
열린 길을 따라 백마능선으로
5월 23일 오후 2시, 장불재에서 다시 길을 나섰다. 오전 탐방이 규봉암과 너덜겅, 주상절리의 웅장함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었다면, 이번 여정은 탁 트인 능선을 따라 걷는 시간이다. 억새밭을 지나 백마능선으로 접어들자 하늘 아래로 부드러운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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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마능선에서 바라본 무등산 능선. 천·지·인왕봉과 입석대·서석대가 초록 산빛 위로 이어지고, 천왕봉 아래 지공너덜이 길게 펼쳐져 있다. |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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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등산 무등산 능선 끝 바위 위에 앉은 까마귀 한 마리. 겹겹이 흐르는 산그리움을 바라보며, 사람보다 먼저 무등산 풍경에 취한 듯하다. |
| ⓒ 문운주 |
바위 위에 앉은 까마귀 한 마리가 눈길을 붙든다. 무등산 절경에 취한 듯, 미동도 없이 산을 바라보고 있다. 어린 시절 고향 숲과 들판에 까맣게 내려앉곤 하던 까마귀는 어느새 보기 힘든 풍경이 됐다. 이곳 무등산에서 다시 만나니 왠지 반갑고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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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등산 구름 사이로 스며든 빛 아래, 초록 능선이 깊고 둥글게 이어진다. 무등산 남능선은 품 넓은 산의 얼굴처럼 묵직하고도 평온하다. |
| ⓒ 문운주 |
함께 오른 친구 두 명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먼 능선을 바라본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저 멀리 지리산 능선이 모습을 드러내고, 남쪽으로는 월출산까지 보인다고 한다.
"저 산이 지리산이고…"
"아, 저쪽은 월출산이네. 조계산도 보이는 것 같고."
친구들과 실루엣처럼 굽이굽이 이어진 산줄기를 바라보며 먼 산의 방향을 손가락으로 짚어본다. 대부분은 그저 짐작일 뿐이지만, 그것 또한 산을 오르는 즐거움이다. 아름답게 펼쳐진 풍광에 마음을 빼앗긴 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머물렀다.
편백숲으로 이어진 하산길
하산을 서둘렀다. 무등산편백자연휴양림까지는 1.8km 남짓. 경사도는 31.6%에 이르고 약 55분 정도 걸리는 길이다. 산골은 해가 빨리 내려앉는 데다, 능선 위를 맴돌던 구름까지 점점 짙어지기 시작했다. 새로 깐 야자매트 덕분인지 발걸음은 한결 폭신하고 가볍다. 곳곳에는 나무계단이 놓여 있어 가파른 산길의 부담을 덜어준다.
산 아래로 내려갈수록 굴참나무와 신갈나무 같은 참나무류가 많아지고, 편백과 삼나무 숲도 점차 짙어진다. 특히 휴양림 주변에는 곧게 뻗은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서 있어 피톤치드 향이 숲 가득 번진다. 길섶에는 청미래덩굴과 때죽나무, 층층나무 같은 남부 산지 식물들도 곳곳에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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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석대 장불재에서 바라본 입석대. 초록 숲 위로 병풍처럼 솟아오른 주상절리가 무등산의 웅장한 산세를 드러낸다. |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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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순 큰재 안양산 능선에서 내려다본 화순 풍경. 큰재를 사이에 두고 둥글게 이어진 산줄기 아래로 마을과 들판이 평온하게 펼쳐진다. |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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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양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산 능선. 겹겹이 이어진 산줄기 너머로 화순 들판과 마을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
| ⓒ 문운주 |
장불재→백마능선→낙타봉→안양산철쭉군락지→안양산→무등산편백휴양림
덧붙이는 글 | 무동길 구간별 걷기 여행 중, 주변 관광 명소를 탐방하고 있습니다. 무돌길 8코스에서 벗어나 무등산의 절경에 대한 탐방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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