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못 버틴다”…의원급 수가협상 결렬에 1차의료 위기론 재점화
“필수의료 강화 기조와 괴리된 협상안”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달 31일 의약단체들과 2027년도 수가 협상을 마무리했다. 조산원은 6.0%로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고 약국 3.7%, 한의원 3.0%, 치과 2.6%, 병원 1.6% 순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반면 의원급은 건보공단이 제시한 1.6% 인상률을 수용할 수 없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의료계는 이번 협상 결렬의 배경으로 역대 최저 수준의 추가 소요 재정규모와 낮은 인상률 제시를 꼽고 있다. 올해 밴드 규모는 약 9000억원으로 지난해 1조3900억원보다 약 4900억원 줄었다. 이로 인해 의원급 수가 협상단은 협상 과정에서 보다 실질적인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원급 수가 협상단은 이번 수가 협상에서 1차 의료기관이 처한 현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관리 수요 증가와 필수의료 공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현행 수가 체계로는 지속 가능한 운영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한 “최소 2%대 인상은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건보공단이 제시한 1.6%는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며 ”이 정도 수치로는 1차 의료기관이 처한 현실을 반영했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비판했다.
의료계는 최근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 환경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직원 인건비는 물론 전기료와 임대료, 의료장비 유지비, 각종 소모품 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건강보험 수가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2022년, 2023년도 수가협상에 협상단장으로 참여했던 김동석 전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직원 임금도 오르고 물가도 오르는데 수가 인상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물론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낮은 수가 인상률이 이어질수록 지역에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운영이 더욱 어려워진다"며 ”비급여 진료가 적은 전문과일수록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도 1일 입장문을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의협은 “급격한 물가 상승과 인건비 폭등, 임대료 및 운영비 증가로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며 ”정부와 공단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치를 제시하며 협상을 사실상 파행으로 몰아갔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과 실제 수가 협상 결과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의협은 “필수·일차의료를 살리겠다고 수차례 공언해 온 정부가 정작 수가협상에서는 필수의료의 토대인 일차의료를 외면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과 실제 재정 지원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이번 협상 결과가 정부의 필수의료 강화 정책과 실제 재정 지원 사이의 괴리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필수의료 강화를 강조해 왔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수가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는 필수의료 강화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수가 협상 결과를 보면 그 의지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만성질환 관리와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를 담당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제 역할을 하려면 그에 맞는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도 과거 필수의료 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낮은 수가 문제를 언급했다"며 ”대통령이 낮은 수가 문제를 언급한 만큼 일정 부분 개선을 기대했지만, 이번 협상 결과는 그런 기대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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