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1년, 코스피 새 역사 썼다…시장 저변 확대 숙제

이창희 2026. 6. 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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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글로벌 증시 수익률 최상위권’…반도체 초호황기에 정책 뒷받침 결실
‘대형주 쏠림 현상’, 널뛰는 변동성…기초체력 악화 우려
‘균형 있는 시장 발전’ 필요…“혁신 산업 전략 육성·정보 제공 보완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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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성분표(KuKi Literacy)

분량 약 7분
취재방법 통계자료, 기업자료, 법·제도 분석
주제 증시 급등의 성과와 함께 반도체 중심의 시장 쏠림 현상과 변동성 관리 과제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의사항 지수 상승의 배경이 정책과 실적에 함께 걸쳐 있어 단일 요인으로 해석하지 않도록 유의하세요.
관전포인트 반도체 중심 상승이 시장 균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함께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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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이재명 정부 1주년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범 당시 제시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 정책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된 공약이던 임기 내 오천피(코스피 지수 5000선) 달성은 이미 8000선을 넘어서 1만선 바라보는 상황이다. 다만 강한 상승 탄력과 함께 동반된 반도체 쏠림 현상은 향후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평가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따라 출범한 국민주권정부는 이달 4일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4일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투자자들에게 외면받던 국내 자본시장의 지속 가능한 개혁을 예고하면서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며 국내 증시를 떠났던 개인투자자들을 다시 시장에 불러들이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당시 이 대통령은 공약집을 통해 △먹튀·시세조종 근절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제도 개선 △기업지배구조 개선 △자본·손익거래 등 악용한 지배주주 사익편취 행위 근절 △수급여건 개선 및 유동성 확충 통한 주식시장 개선 등 개편 방안을 시장에 제시했다.

코스피 ‘글로벌 증시 수익률 최상위권’…반도체 초호황기에 정책 뒷받침 결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 수익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역사상 유례없는 상승장을 선보였다. 전 정부의 코리아 밸류업 정책 노력에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코스피 지수가 지속적인 급등세를 선보이면서 글로벌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로 대거 되돌아왔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재평가에 나서는 등 전반적인 눈높이를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해 6월2일 2698.97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이 대통령의 지속적인 증시 부양 정책에 대한 의지 표현에 따른 기대감에 힘입어 같은달 20일 3021.84로 거래를 마쳐 3년6개월 만에 삼천피를 웃돈 채로 장을 종료했다. 이는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면서 투자자 이탈을 바라만 보던 상황에서 탈피해 본격적인 상승장으로 돌입하는 시발점이 됐다.

삼천피를 돌파한 코스피의 상승 탄력은 더욱 가속화됐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27일 4042.83에 마감해 사천피마저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월27일 5084.85로 이른바 꿈의 지수로 불리던 오천피도 뛰어넘었다. 여기에 증시 상승에 대한 개인투자자 기대감이 증폭됨에 따라 코스피는 2월25일 6083.86, 5월6일 7384.56으로 껑충 올라선 뒤 지난달 26일 8047.51로 장을 종료해 사상 최초 8000선에 안착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이 채 안된 기간에 3배를 훌쩍 넘는 오름세를 시현한 셈이다.

지난해 코스피 상승세는 반도체 업종의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진입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2위이자 상당수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파른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코스피 레벨업을 이끌었다는 진단이다.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333조6059억원, 43조60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88%, 33.23% 급증한 수치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97조1467억원, 47조2063억원으로 전년 대비 46.76%, 101.16% 늘었다.

올해 코스피 질주도 이들 종목의 성장세가 주된 이유로 부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액 681조5067억원, 영업이익 349조711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4.28%, 702.07% 폭증한 역대급 실적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 역시 매출액 334조8711억원, 영업이익 254조838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4.71%, 439.8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사이클과 국내 주도 업종(반도체 등)의 이익 모멘텀이 동시에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면,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다. 정부는 1차와 2차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을 도입했다. 3차 상법 개정안에는 신규 취득 자사주를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의무 소각하는 방안을 담았다. 기보유 자사주의 경우 1년6개월 안에 소각하도록 했다. 이는 기업 거버넌스 개선 흐름으로 연결돼 코스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더해 불공정거래 원 스트라이크 아웃을 위한 합동대응단 출범은 국내 증시에 암적 존재로 작용하는 주가조작 등 행위를 엄벌해 시장 신뢰를 제고시키는 효과를 가왔다.

‘대형주 쏠림 현상’, 널뛰는 변동성…기초체력 악화 우려

투자업계는 코스피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트렌드 흐름이 반도체 산업 업사이클링으로 확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선두로 한 대형 수혜주 중심의 성장세가 지수 상단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만스피(코스피 지수 1만선)도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연간 코스피 밴드 상단을 1만2000p로 제시했다. 유안타증권과 KB증권도 각각 1만1600p, 1만500p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과 모건스탠리, JP모건도 모두 코스피 상단을 1만 이상으로 올려잡았다.

다만 지수 상승 이면에서는 대형주 쏠림 심화와 변동성 확대라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 8000선 시대가 도래와 동시에 증시 변동성도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정지)는 총 20번(매수11회·매도9회)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증시 변동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분류된다. 올해 들어 발동된 사이드카는 지난 2008연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이후 최다 횟수다. 아울러 지난 2009년부터 2025년까지 발동된 사이드카 횟수(19회)를 넘어선 수준이다.

시장 불안 심리를 나타내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도 치솟는 상황이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가격에 반영된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30일간의 코스피200 변동성을 보여주는 지수다. 통상 강세장에서는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나, 이례적으로 코스피 상승과 함께 급등하는 추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VKOSPI는 이달 1일 종가 기준 74.22로 연초 장 마감 기준 30.60에서 크게 급등했다.

반도체 업황이 초호황 이후 급격한 조정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월가에서는 반도체 업계 특유의 호황과 폭락 사이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앞서 구글의 터보퀀트 등 기술 혁신으로 인한 수요 급감에 주요 메모리 공급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했던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배경 중 하나다. 윌리엄 드 게일 블루박스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출연해 “시장이 메모리 사이클은 끝났고 구조적 가치 창출 산업이 됐다고 주장할 때마다 예외 없이 처참한 붕괴 직전이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5월 이후 코스피는 강세장을 보이고 있지만, 주식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도 상승하고 있다. 현재 코스피에서 강세장과 고변동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코스피 변동성이 커진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개 종목 비중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스피 전체에서 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 상황에서 해당 종목들이 움직이면 코스피 200 전체가 움직이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균형 있는 시장 발전’ 필요…“혁신 산업 전략 육성·정보 제공 보완 병행”

코스피의 활황 속에 다소 어두운 이면도 존재한다. 코스피 내 반도체 업종 집중 현상은 코스닥 시장에 대한 외면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96.18% 급등한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13.56% 오름세에 그쳤다. 특히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7조6282억원 순매도 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가 코스피 시장(ETF·ETN·ELW 제외)에서 57조1539억원 순매수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균형 있는 시장 발전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2026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업종별 수익률 편차와 종목 간 성과 분산이 확대될 때 시장 변동성이 심화하고, 투자자의 체감 성과와 실제 수익률 간 괴리가 확대돼 장기투자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주력 산업 지원과 차세대 혁신 산업의 전략적 육성, 시장 건전성 제도 등 제도적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주 중심의 자금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코스닥 시장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대표적인 방안으로 정부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코스닥 시장 개편이 거론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코스닥 30주년 행사에서 코스닥 개편 방향이 확정된다. 이르면 10월초부터 변경된 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 개편 방안의 핵심은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과 스탠다드군으로 구분해 승강제를 운영하는 것이다. 코스닥 시총 상위 대형 성숙기업인 프리미엄 세그먼트 기업에 대해서는 엄격한 진입, 유지 요건을 요구하고, 지배구조와 영문공시 등을 도입한다. 또 프리미엄 내 최상위 기업 중심 지수를 개발해 상장지수펀드(ETF)와 연계한 투자 기반 확대도 추진한다. 이는 코스닥의 투자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최근 각광받고 있는 ETF를 통한 수요 확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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