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는 영업비용?”…한강공원 불법 노점에 시민 반응 엇갈려
대통령은 ‘불법 노점 엄단‘ 지시…한강공원 여전히 노점 성행
“편리하다” “불법 방치” 의견 분분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일대. 나들이객들로 붐비는 공원 곳곳에서 음식과 얼음물, 돗자리 등을 판매하는 노점상 영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일부 노점은 천막과 테이블을 설치한 채 오랜 시간 장사를 이어갔다. 얼음물 한 병은 2000원, 돗자리는 크기에 따라 3000~6000원에 판매됐다.
여의도한강공원에서 12년째 노점상을 하고 있다는 이모(80)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단속이 나오는데 적발될 때마다 과태료가 7만원 정도 나온다”며 “한 달이면 70만~80만원이 들지만 다른 곳보다 수익이 좋아 계속 장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노점상 A씨는 “한강공원 노점은 오래 장사한 사람들이 많다. 조합(상인회)에 가입하면 좋은 자리를 나눠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단속이 나오면 돈을 내거나 잠시 물건을 치웠다가 다시 영업하는 식으로 버틴다”며 “대부분 생계형 장사”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경기지사 시절 치적으로 꼽히는 계곡 정비 현장인 경기 포천 백운계곡을 찾아 하천·계곡 내 불법 점용 시설 정비 의지를 재차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서울 한복판인 한강공원 등에서 불법 노점상 영업이 여전히 계속되는 건 물론 일부 노점상들은 적발시 부과되는 과태료를 영업비용으로 간주하고 장사를 이어가는 실정이다.
2일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에 따르면 여의도를 비롯해 반포·망원·난지·뚝섬·잠실·잠원·이촌 등 8개 한강공원에서 무허가 노점상 적발 건수는 2021년 413건에서 지난해 2940건으로 7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지난 4월까지만 1084건이 적발됐다. 최근 6년간 한강공원 노점상 적발 1만2170건 가운데 281건을 제외한 1만1889건(97.7%)은 모두 여의도한강공원에서 발생했다.
다만 시민들 반응은 불법 여부만 따지지 말고 이용객 편의도 고려해 필요한 노점을 인정하고 관리하자는 입장과 불법을 방치하면 안 된다는 주장으로 엇갈린다. 두 자녀와 함께 여의도한강공원을 찾은 정모(31·여)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면 짐이 많은데 돗자리까지 챙기기는 쉽지 않다”며 “현장에서 돗자리도 바로 빌리고 음식도 살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노점이라고 무조건 없애기보다 관리 체계를 만드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얼음물을 사 마신 강모(11)군도 “학교 주변에도 노점이 많아 크게 문제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모(38·여)씨는 “과태료를 자릿세처럼 내고 계속 영업한다면 불법을 방치하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이 대대적인 단속을 지시했다면 최소한 적용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행법상 한강공원 내 불법 노점에 대한 강제 철거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도로 위 노점은 도로법 74조에 따라 ‘적치물’로 분류돼 반복·상습적인 불법 점용이 확인되거나 통행 및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하면 즉시 철거할 수 있다. 반면 한강공원과 같은 하천구역 내 노점은 하천법 73조에 따라 수해 방지 등 긴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 즉시 철거할 법적 근거가 없다.
다만 지난 3월 공포된 개정 하천법이 시행되는 9월부터는 하천구역 내 불법 점용에 대해 즉시 철거하거나 10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찬희 기자 becom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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