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팔란티어’ 노린다… 네이버·통신 3사 국방 AI 사업 도전
SKT는 국방부 등과 업무협약 체결
KT·LGU+ ‘소버린 AI’ 역량 내세워

국방 분야가 토종 정보기술(IT)·통신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군사 기밀 등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국방 분야는 외국산 AI 모델이나 개방형 클라우드에 의존할 수 없어 ‘소버린 AI’ 역량을 입증할 시험대로 꼽힌다.
국방 분야에서 입증한 보안 기술력은 이후 금융·공공·의료 등 다른 산업군 진출 시에도 강력한 보증 수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AI 산업에서, 안정적인 국방 예산을 바탕으로 한 군 사업이 기업들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체 AI 모델을 보유한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방 특화 AI 전환(AX) 사업을 본격 가동했다. 1일 출범한 전담 태스크포스(TF)는 전방 배치 엔지니어(FDE) 직군을 현장에 투입해 맞춤형 솔루션을 설계·구현할 계획이다. 김유원 대표가 TF를 직접 진두지휘하는 만큼, 네이버클라우드의 핵심 경쟁력인 옴니모달 AI 기술이 전방위로 활용될 전망이다.
AI 신사업 선점에 사활을 건 통신 3사의 발걸음 또한 분주하다. SK텔레콤은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방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에이닷엑스(A.X) K1’을 기반으로 한 국방 특화 AI 개발에 나섰다. KT 역시 자체 개발 모델 ‘믿:음’을 앞세워 주요 국방 사업에 AI 솔루션 적용을 추진 중이다. 지난 1월에는 국방혁신기술보안협회, 한국인공지능협회와 공동으로 ‘국방 AI 리더스 포럼’을 결성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보안 생태계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와 함께 외부 클라우드와 분리된 환경에서도 구동이 가능한 일체형 장비, ‘소버린 AI 어플라이언스’를 개발해 국방 분야 진출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국방 AI 시장을 향한 움직임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활발하게 감지된다. 2018년 내부 직원의 거센 반발로 군사 드론 영상 분석 사업에서 손을 뗐던 구글은 최근 입장을 180도 바꿔 자사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미 군사 기밀 시스템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도 약관에서 ‘군사적 목적 사용 금지’ 조항을 지우고 미 국방부와 자사 AI 모델 사용에 대한 합의를 맺었다.
가장 극적인 성공 사례는 미국의 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 팔란티어다. 팔란티어는 자사의 생성형 AI 플랫폼을 군사 작전 시스템에 결합하며 지난 1분기 정부기관 대상 매출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84% 급증한 6억8700만 달러(약 1조380억원)를 달성했다. 전장에서 데이터 수집과 분석, 타격 결정을 지원하는 맞춤형 AI가 든든한 ‘돈 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군 당국 입장에서도 AI 기술 도입은 생존의 문제다. 급격한 병력 감소 문제를 해결할 핵심 열쇠이기 때문이다. 인적 자원이 절대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방 경계의 공백을 메우고, 무인 드론과 위성 등이 쏟아내는 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추론하기 위해서는 AI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방 분야는 기술 자립과 안보 주권이라는 명분은 물론, 새로운 수익 모델까지 그려볼 수 있는 시장”이라며 “AI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테크 기업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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