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우크라·가자 전쟁 아직도 ‘수렁’… 트럼프 호언장담, 현실 벽에 부딪혀

국제 분쟁을 조기에 해결하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언장담이 허장성세로 판명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이란 전쟁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에 장담했던 ‘쉬운 승리’들은 가혹한 현실에 자리를 내줬다”고 지적한 뒤 “그의 임기 중 교착 상태 국면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먼저 미국이 당사자인 이란 전쟁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이 주고받는 휴전 양해각서(MOU)는 종전이 아니라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핵 협상은 추후 이어가는 것이 뼈대다. NYT는 “대부분 이란 전문가들은 이란이 과거 행정부 때 그랬던 것처럼 협상을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끌려고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취임 24시간 만에 끝낸다던 우크라이나 전쟁도 후순위로 밀린 지 오래다. 그가 지난해 8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만나 논의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우크라이나는 영토를 양보하라는 트럼프의 압박을 거절한 뒤 장거리 드론과 로봇, 자체 제작 미사일 등으로 러시아에 맞서 선전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총사망자 수가 50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고전 중이란 보도가 이어졌다.
이란 전쟁 이후엔 미국의 중재 노력도 사라지고 있다. NYT는 “러시아 측도 대통령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주기적인 방문에 지쳤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러시아는 실무그룹과 정기 회의를 갖춘 안정적인 외교적 프로세스를 원한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도 비슷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8일 이스라엘군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영토의 70%를 장악하라고 명령했다. 지난해 10월 휴전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최대 53%만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데 무시한 것이다. 트럼프가 출범시킨 ‘가자 평화위원회’도 넉 달이 지나도록 공식 기금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해 ‘개점휴업’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축출 때처럼 군사적 승리는 거둘 수 있어도 지정학적인 상황 통제는 전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처드 폰테인 신미국안보센터 최고경영자는 NYT에 “트럼프가 복잡하고 오래 지속되는 국제 문제에 빠르고 단순한 해결책을 상상한 최초 대통령은 아니다”면서도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거대하고 극적인 발표가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와 사후 이행”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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